김진한 인천대학교 교수


 

   
 

인천시는 올해 6억9천만원을 들여 1개 정수장에 수돗물 불소화 시범사업을 한 후 전체 정수장으로 확대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이에 대해 찬반양론이 거세게 일고 있다. 그렇다면 수돗물불소화를 해야 할까? 수돗물불소화는 옳은 것일까?
1981년 진해시를 대상으로 수돗물불소화를 시작한 지 30년이 지난 오늘까지 전국 521개소 정수장 중 27개소 정수장에서 수돗물불소화 시설이 운영되고 있다.
2003년1월 기준, 불소화정수장은 37개소, 대상인구는 5백43만8천943명(전 인구 중 11.6%)이었다. 그간 수돗물불소화를 새로이 한 곳도 있고 청주, 과천, 북제주 등과 같이 수돗물불소화 시설운영을 중단한 곳도 있다. 지금은 2003년에 비해 수돗물불소화 정수장의 수는 많이 감소되고 있는 실정이다.
한달 전에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10년 국민 구강건강 실태조사 결과에 의하면, 치아건강 정도를 나타내는 국제지표인 만12세 아동 충치경험치아수는 2010년 2.1개로 2003년 3.3개, 2006년 2.2개보다 감소하였고, 서구 선진국의 충치 경험치아수 2.0개에 조금 못미친다. 충치를 가지고 있거나 치료한 경험이 있는 사람의 비율을 나타내는 충치 경험률은 2010년 60.5%로 2003년 75.9%, 2006년 61.0%보다 감소하였고, 충치를 치료하지 않고 그대로 가지고 있는 사람의 비율인 충치유병률도 2010년 19.8%로, 2003년 49.8%, 2006년 23.5% 보다 크게 줄어들었다. 아동청소년의 구강보건의식 및 행태와 관련해 식사 후가 아닌 식사전에 칫솔질을 하는 경우는 아침이 약 30%, 점심이 35% 정도에 불과하였으며, 치실, 치간 칫솔 등의 구강 보조위생용품을 사용하는 아동도 약 10% 정도에 불과하였다.
한편, 구강 내 잇몸병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 중 하나인 치석을 가지고 있는 만 12세 아동은 30.3%나 되었고 2003년 26.3%, 2006년 18.3%에 비해 크게 증가한 것으로 잇몸 건강관리가 필요한 것으로 발표되었다.
이 결과는 정부가 2000년, 2003년, 2006년 국민 구강건강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목표치로 제시한 2010년 구강 건강수준을 초과 달성하는 성과를 거둔 것이다.
현재의 수돗물불소화 정수장의 수와 대상인구가 2003년도에 비해 크게 줄어들었다는 점에서 충치 경험치아수 등이 감소한 것은 수돗물불소화사업에 의해 충치 예방효과를 보인 것이라고 판단하기엔 무리가 있다. 수돗물불소화의 충치 억제 기능은 매우 의심스럽다고 하겠다. 이것은 오히려 구강보건 향상을 위해 보건복지부가 추진해 오고 있는 어린이 불소용액 양치사업, 불소도포 등의 정책에 대한 긍정적 결과로 해석된다.
인천시는 구강보건 개선사업으로 수돗물불소화를 철회하고 구강보조위생용품의 보급과 함께 식사후 칫솔질, 정기적인 치석 제거 등 구강 보건습관 개선을 위한 교육, 홍보에 먼저 집중 투자하고, 원하는 사람들에게 적절하게 제한적으로 불소용액 양치사업을 추진할 것을 제안한다.
수돗물은 깨끗하고 위생적이며 누구에게나 안전해야 한다. 그래서 정수과정에서 맛, 냄새 유발물질 뿐만 아니라 유해 가능한 성분 등 순수한 물 이외의 모든 이물질을 제거한다. 그래도 시민들은 현재의 수돗물을 믿지 못해 정수기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 것이 사실이다. 수돗물불소화가 자칫 이를 원치 않는 시민들로 하여금 과도한 정수기 사용을 하도록 부추길까 우려된다. 미네랄이 많은 물이 좋다고 하여 수돗물에 미네랄을 일괄적으로 넣어 공급할 수는 없는 일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