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우성의 미추홀 ( 678 )


 

   
 

"육류는 사람이 사육해야 하나, 어류는 자연이 사육을 맡고 있는 천부의 자원이므로 칼로리로 따지면 회수효율(回收效率)이 100%인 천혜의 식품이다… 보존식품으로서도 우리 식생활에 굉장한 공헌을 하고 있다."
식문화의 탐구가로서 생전에 저서 '먹는 재미 사는 재미'에서 '먹는 재미를 쫓다가 희수(喜壽)를 넘겼다'고 술회했던 한옹 신태범 박사가 한 '어류 예찬론'이다. 그 책 7장 '별미 탐방'에는 '고등어구이'가 등장한다.
"은청색의 고등어가 장바닥에 질펀하게 깔려 있었다… 일행 세 사람이 소금구이로 포식했다… 고등어란 흔해빠진 생선이기는 하지만, 물에서 갓 나온 이것은 한물간 고급어를 저리가라 할 만큼 천하 일미였다."
추운 늦겨울, 저자가 볼일이 있어 마산에 갔다가 "늘 하던 버릇대로 어시장을 찾아 나섰고" 거기서 고등어 한 상자(90마리 가량)를 사 우선 세 마리를 일행과 함께 구워 먹었는데 그 맛이 빼어났다는 얘기였다.
그렇듯 고등어는 흔했지만 맛이 뛰어났는데 언제부턴가 항암 효과와 특수한 지방산으로 동맥경화나 고혈압, 혈전증과 같은 성인병을 예방, 치료하는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상종가를 달리고 있는 귀한 몸이다.
그런데 최근엔 몸값이 더 올랐다. '국민생선'이라 불리더니, 지난해엔 어획량이 전년의 60%인 10만3000t에 그쳐 물량대란까지 예상된다고 한다. 마트에선 마리당 7천500원이나 해 '고급어' 반열에 올랐다고 한다.
문득, 고양이들까지 저마다 생선을 물고 다니던 그 옛날 인천 저잣거리의 풍경이 떠오른다.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