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태 인천항만공사 사장 새해설계


인천항만공사에게 오는 2013년은 큰 의미를 갖는 해로 기록될 듯 하다. 2011년 새해 벽두에 2013년이라니, 언뜻 이해가 안 될 것 같다. 김종태(62) 인천항만공사(IPA) 사장은 "2013년은 비록 '강제 개항'이긴 했지만 인천항이 근대 개항 130주년 맞는 해이자 IPA가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인천신항이 개장되는 해"라며 "계획 중인 국제여객터미널도 가시화되고 경인아라뱃길 준설토투기장에 자동차 물류기지도 완성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 김종태 인천항만공사 사장은"인천의 밝은 미래를 만들기 위해 3년, 5년, 10년, 100년 후 인천항의 청사진을 만들고 그 목표를 향해 쉼없이 달리는 시계가 되겠다"고 단단한 각오를 밝혔다. /박영권기자 pyk@itimes.co.kr

김 사장의 3년 임기는 오는 8월 말이면 끝나는데 IPA의 타임스케쥴은 3년 후에 맞춰져 있는 셈이다.
천문학적 투자금액과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공사기간을 감안하면 하루라도 빨리 씨앗을 뿌려야 몇 년 후에 열매를 딸 수 있기 때문이다.
그의 시선이 인천신항과 국제여객터미널, 항만배후부지에 고정돼 있는 이유다.
부산항·광양항 중심의 2포트 시스템과 물동량 왜곡 등 각종 난제를 뚫고 제대로 된 무역항을 만들자는 인천지역의 열망을 담아 진행 중인 인천신항 건설은 지난 해 4월 첫삽을 뜬 이후 내년도 75% 공정률 달성 목표로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인천항 최초의 정부투자항만이랄 수 있는 인천신항은 4조5천억 원 넘는 공사비에 컨테이너 부두 23선석, 일반부두 7선석, 616만㎡의 배후부지를 근간으로 일단 2013년 말 컨테이너부두 6선석이 개장될 예정이다.

   
 

인천신항 개장과 함께 인천항이 환황해권 중심항만으로 거듭나도록 하기 위해 김 사장은 올해 미주·유럽, 호주·인도 등 원양항로 개설에 '항비 면제'라는 과감한 카드를 꺼내 들었다.
올해 컨테이너 물동량 211만TEU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는 인천항엔 그 동안 원양항로가 없어 반쪽 짜리 수입항에 그치고 있는 수준이다.
김 사장은 "미주, 구주로 진출하는 원양항로를 유치하기 위해 항비 전액 면제 등 파격 인센티브를 제공해 본격적인 인천신항 시대에 대비하겠다"며 "원양항로 개척은 물동량 창출과 함께 인천항의 살 길이기에 IPA의 수입 감소를 감수할 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다"고 밝혔다.
올해 인천항은 크루즈관광의 원년이라 불러도 좋을 듯 하다.
지난 해 9월 세계 2대 크루즈선사인 로얄캐러비안 크루즈사의 레전드호가 인천항에 입항하면서 올부터 인천항을 모항(母港)으로 삼았기 때문이다.
인천항에서 출발하는 크루즈선을 타고 세계를 여행하는 길이 열린 것이다.
제조업 굴뚝이 점차 사라지는 인천에 굴뚝없는 산업, 관광의 최고봉 크루즈관광이 본격화된다는 신호이지만 현실은 암울하다.
전용 크루즈부두도 없고 관광객들이 돈을 쓸 만한 명품점도 관광지도 태부족한 상태다.
김 사장은 "대한민국의 크루즈관광을 대표하는 항만으로 도약하기 위해선 최신식 복합시설이 들어간 사람 중심 국제여객터미널이 무엇보다 필요하다"며 "아쉽게도 2014 인천 아시안게임 이전에 완공은 어렵게 됐지만 올 상반기엔 건설계획을 확정 짓고 하루 빨리 터미널이 들어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해양수산부 기획실장 출신인 김 사장은 관료 출신으론 다소 어울리지 않는 독특한 발상으로 다소 관료적인 IPA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표적 사례가 내년 8월 매립 완료되는 경인아라뱃길 준설토투기장 활용 방안.
인천국제공항의 길목인 영종대교 진입로에 조성되는 준설토투기장에 전 세계의 대표 승용차를 한 곳에 몰아넣는 자동차 복합물류단지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세계 유수의 승용차를 전시·판매할 수 있는 공간에 최소 2㎞ 이상의 시승트랙을 깔아 소비자가 직접 승용차를 몰아볼 수 있도록 하고 가족 단위 '자동차공원'도 만들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추진 중이다.
김 사장은 "물류기지 등 전통적인 항만배후단지로 개발하기엔 입지 조건이 열악하지만 수도권에서 공항고속도로 등을 통해 1~2시간 내에 도달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세계 최초로 전시·판매·유통을 원스톱 처리할 수 있는 자동차 복합물류단지와 레저단지를 조성해 관광객이 제 발로 찾아오는 명소로 만들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IPA는 조만간 타당성 검증 작업과 함께 사업설명회를 열기로 하는 등 조기착공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해 인천항엔 자원부국인 볼리비아, 적고기니 국가원수의 방문을 비롯 중국 산둥성, 몰디브 환경부장관 등 국빈급 귀빈들이 방문, 인천항 벤치마킹에 나섰다.
그들이 인천항에 눈길을 돌렸다면 인천항은 세계를 향해 눈길을 돌리고 있다.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와 활로를 찾기 위해 정부 추진 공공기관해외진출협의회와 협력해 몽골에 자원가공물류센터 건립을 검토하는 등 해외투자사업의 원년으로 삼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한·중 카페리를 통한 관광활성화와 임대료 30% 인하를 통한 사회적 책임 이행 등 지역경제와 동반성장할 수 있는 IPA를 만든다는 생각이다.
김 사장은 "오는 8월 말 임기가 끝나지만 IPA의, 인천의 미래 먹을거리 창출을 위한 IPA의 시계는 멈출 수 없다"면서 "3년, 5년, 10년, 100년 후의 인천항을 그려 보고 올해 해야 할 일들을 반드시 실현해 내겠다"고 말했다. /김칭우기자 chingw@itimes.co.kr


<김종태 인천항만공사 사장은…>

1947년 경남 양산에서 태어나 인천 제물포고, 서울대 교육학과, 서울대 행정대학원(석사)을 나왔다.
1975년 행정고시에 합격, 공직에 입문했다.
항만청 운영국, 총무과에 이어 해운항만청 진흥과, 외항과, 총무과, 재무관리관실을 거쳐 주영국대사관에서 참사관으로 활약했다.
대통령비서실 비서관, 부산지방해양수산청장, 해양수산부 해운물류국장을 거쳐 2000년 해수부 기획관리실장을 끝으로 공직생활을 마감했다.
물류종합회사인 ㈜한진해운 부사장, ㈜싸이버로지텍 부회장으로 근무하다 2008년 IPA 제2대 사장으로 취임한 뒤 인천항 도약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