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권 인천경영자총협회장 새해설계


우리에게 한시라도 어렵지 않은 때가 있었던가. 김학권(65) 인천경영자총협회 회장은 신묘년 기업인 대표자로서의 첫 메시지로 좀더 자신감을 갖자는 말을 내놨다. 언제부턴가 우리 사회에서, 특히 경제 분야에서 사람들의 마음을 고양시키고 기분을 좋게 해 주는 자신감을 찾아보기가 어려워져버린 것 같다며 잠시 입이 닫혔던 그의 입에선 결국 어려움은 스스로 극복하는 것이고 여건과 상황 역시 각자가 만들어 나가는 것 아니냐, 기운을 차리고 신바람이 나서 일을 하다보면 분명 좋은 날이 있을 거라는 말이 나왔다.

 

   
▲ 김학권 인천경총 회장은 우리의 안정적 경제 성장을 위해 남북관계 리스크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지역 네트워크를 한층 강화해 시대적 요청인 일자리 창출에도 앞장 서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정선식기자 ss2chung@itimes.co.kr


▲2010년은 경영자, 기업인들에게 어떤 한 해로 남을 것 같은가.

-한 마디로 험난한 한 해였다. 2009년 금융위기가 지난해 본격화되면서 어려움을 추스르는 해였다고나 할까. 세계적으로 경제 사정이 나빠졌고, 환율도 변동성이 있었기 때문에 경영활동을 하기가 퍽 힘들었다. 경제 살리기에 주력한 정부가 사업활동 지원 정책과 환경 조성에 많이 애를 써 줘 도움이 된 부분도 있었지만, 아직 피부에 확 와닿는 긍정적인 변화는 느껴지지 않는다. 효과가 나타나기까지는 시차가 있겠거니 하면서도 조금 더 기업활동 지원을 해 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어려운 시기를 버티고 나면 다리에 힘도 붙고 기회도 오기 마련인데 2011년을 전망해 본다면.

-우리 인천은 중소 규모의 제조산업 기반이 잘 갖춰진 도시다. 그 기업들의 고객은 대개 수출을 지향하는 기업들이다. 이런 체질이라 세계 시장의 경기 흐름이 어떻게 갈 것이냐 하는 부분이 우리 지역 기업활동의 향방을 좌우하게 돼 있다.
미국이나 일본 같은 곳은 아직 불경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중국이 조금 나아지긴 했지만 유럽은 아직 불확실성이 걷히지 않은 상태라 신뢰성 있는 예측을 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경제 성장률도 작년보다는 둔화될 걸로 전망되고…. 분명한 건 낙관할 수 없다는 점 정도다. 하지만 어렵다, 힘들다 했던 작년도 버티지 않았는가. 오히려 작년보다는 올해 안정을 되찾아 가면서 조금 더 치고 올라갈 탄력을 붙일 수 있는 시기가 될 것으로 본다.


▲세계 경제 여건 얘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한미 FTA는 어떻게 평가하나. 우리 기업들 입장에서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빨리 비준을 해서 시장을 더 확대시켜야 한다. 그게 사는 길이다. 아무리 정보화사회라고 해도 제조업과 기반산업이 없으면 어떤 사회는 유지·발전될 수 없다. 산업사회에 다시 성장의 불씨를 되살리고 경제와 사회 전반의 활력을 되찾으려면 미국뿐만 아니라 일본과 중국, 유럽연합과의 FTA도 빨리 추진해야 한다. 그렇게 해서 시장을 키우고 가능성과 경쟁력을 키워야 활로가 뚫릴 수 있을 것이다.


▲남북 관계는 어떤가. 기업활동에는 어떤 영향을 받나. 기업인들 입장에서 바라는 점은 무엇인가.

-남북 관계는 분명히 우리나라 기업활동과 경제에 중요한 변수가 된다. 대립하고 있고 경직돼 있을 때는 당연히 해외 투자자들이 한국을 보는 시선이 편안하지 않을 거다. 수출입 거래 차질도 걱정하지 않겠는가. 생각해 보라. 국내에서 생산해서 수출을 하는 회사들이라면 해외 고객들의 불안감과 문의를 계속해서 해소시켜야 하는 스트레스가 있지 않겠나.
연평 포격 같은 일은 절대 다시 일어나선 안되고 우리 방비도 철저해야 한다고 본다. 동시에 기업인들은 남북 관계를 평화적으로 풀기 바란다는 점도 말하고 싶다.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달까.


▲올해 인천경총이 주력하고자 하는 일들은.

-경총은 경영계의 입장과 이해를 대변하는 곳이다. 첫 번째는 당연히 법과 원칙이 통용되는 상생의 노사관계 정착을 위한 노력이다. 지금까지의 노사관계의 근본 틀을 바꿀 복수노조 허용에 대비해 특별 대책팀을 운영하면서 전 경영계 차원의 공조를 해 나가려 한다.
회장단 중심 특별대책반과 인사노무관리자협의체 중심의 분야협의체를 구성할 예정이다. 또 일정 규모 이상의 미조직 사업장 현장 관리자를 대상으로 인간관계, 고충처리, 현장문제 해결 능력 등에 대한 교육을 진행해 조직관리에도 도움을 드리도록 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산업 현장의 상생의 노사관계가 정립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아울러 경총의 안정적인 재정 확충을 위해 보다 많은 경영계의 참여를 이끌어 내고 수익 다각화 방안을 찾아내는데 힘쓸 요량이다.
 

   
 

▲그 외 다른 계획과 일상적 사업도 소개한다면.

-그 다음은 일자리 창출이다. 국가적 과제이고 시대의 요청인데 기업이 당연히 나서야 하지 않겠나. 3년 전 출범한 인천지역고용포럼을 더욱 강화해 지역 네트워크를 활성화하고 실질적으로 일자리 만들기가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취약계층에 대한 취업 지원 사업과 산업단지 쪽의 구인 기업을 연계해 잡 미스매치 현상을 극복해 보려고 한다.
그밖에도 중소기업 청년취업인턴제, 인천시 청년인턴제의 배정인원을 확대해서 양질의 일자리를 확보하고 청년들의 사회 진출을 도울 수 있도록 힘쓸 계획이다. 우량중소기업 구인DB 사업도 계속 진행할 것이다. 그러면 중소기업의 인력난도 해소하고 청년 구직자와 실직자들에게 안정적인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그밖에 회원사와 중소기업들을 위한 법률지원과 노무관리 시스템의 정비와 활동 강화 등도 계획 중이다. 사무국 내에 중소기업 법률지원단을 구성하고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아무래도 중소기업은 사무관리 인력과 전문성이 부족하기 마련이라 어떤 상황이 발생했을 때 신속한 대응이 어렵지 않나. 그럴 땐 인천 기업인들이 우리 경총의 교육과 상담, 컨설팅 활동을 십분 활용해 주셨으면 좋겠다.


▲끝으로 기업인을 비롯한 인천시민에게 당부의 말이 있다면.

-생각해 보면 어렵지 않은 때가 없었다. 언제나 역경이 있었고 그럴 때마다 우리는 수많은 난관을 헤치고 여기까지 온 것이다. 그만큼 우리는 펀더멘털(Fundamental)이 튼튼해졌고 상당한 수준의 면역력(?)도 갖추고 있는 셈이다.
자신감을 갖자. 조금만 더 힘을 내고 파이팅을 한다면 분명히 좋은 결과가 있을 거다. 또 서로가 서로를 믿고 상대의 입장을 한번씩만 생각해 주자. 기업은 절대 경영자 혼자 할 수 있는 게 아니고 노동자들 역시 회사가 있어야 업이 있는 것 아닌가. 경영진의 입장을 조금만 헤아려 달라고 부탁하고 싶다.
마지막으로 중소기업, 제조회사에서 열심히 일하고 계시는 분들이야말로 정말 존경받고 그에 합당한 대우를 받아야 할 분들이란 말을 꼭 하고 싶다. 이 분들이 계시지 않으면 우리 사회가 돌아갈 수 없고 발전할 수 없는데 스스로의 인식과 사회의 시선, 평가가 그에 미치지 못해 구인난, 구직난이 풀리지 않고 있는 것 아닌가. 지금 당장 회사들이 이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면 사회적 제도와 시스템을 통해 이런 문제들을 개선해 갈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송영휘기자 ywsong2002@i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