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째 접어든 경기도 무한돌봄사업
   
▲ 지난 18일 열린 부천시 무한돌봄센터 개소식.


24번째 이야기- "엄마가 안 계셔서 춥고 외로웠는데 많은 분들이 도와 주셔서 힘이 나요. 엄마도 이 소식을 들으면 꼭 돌아올 거라고 믿어요."(부천 민수현·종식 남매)

16번째 이야기- 당뇨와 폐결핵으로 거동이 불편한 아버지,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어머니 사이에서 심각한 우울증으로 힘들었지만 무한돌봄센터를 통해 웃음 찾아.(안양 예은양)
 

   
▲ 안산시 경기도 청소년수련원에서 열린'가정학습 무한돌봄 1박2일 어울림 캠프'.



경기도가 전국 지자체 중 최초로 시행한 '무한돌봄사업'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달 초 도와 경기복지재단 초청으로 방한한 세계적 노년학자 토레스 길(62·미국) 박사는 당시 "이번에 경기도를 방문해보니 미국보다 복지정책의 역사는 짧지만, 노인과 장애인 관련 복지정책을 혁신적으로 융합, 원스톱으로 실행하는 것을 보고 큰 감명을 받았다. 미국에 상당한 본보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길 박사가 치켜세운 도 복지정책의 뼈대가 바로 3년째에 접어든 무한돌봄사업이다.

지난 2008년 11월부터 시행된 무한돌봄사업은 민·관 협력체계를 구축해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사회적 취약계층을 '무제한·무기한'지원하는 도의 대표적 복지브랜드 서비스 사업이다.

정부의 기초생활보장제 대상은 아니지만 어려운 처지에 놓인 저소득층이 위기를 극복할 때까지 무한지원을 약속하고 있다.

도는 그 동안 무한돌봄사업을 통해 위기가정 4만4천700가구 526여억원을 지원했다.

앞으로 도는 위기에 처한 도내 7만5천 가정을 발굴해 월세보증금, 외래진료비 등의 명목으로 1천2백억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또 31개 전 시·군에 무한돌봄센터를 설치·운영해 복지사각지대를 없애겠다는 구상이다.

이에 따라 도는 무한돌봄사업 지원항목을 개선키로 하는 등 원칙적으로 지원이 어렵지만, 반드시 필요한 월세보증금과 외래진료비 등도 지원항목에 포함해 무한돌봄센터 솔루션위원회 심의결과에 따라 지원할 방침이다.
 

   
▲ 장대비가 쏟아지는 궂은 날씨에도 활짝 문을 연 도민안방.


여기다 민간 복지자원과의 연계도 확대키로 하는 등 저소득층 자녀 학습지원, 희망창업자 미소금융지원, 희망나눔 네트워크 구성 등에 대해 민간과 협력 MOU를 체결한다.

경기도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한 무한돌봄기금 모금도 늘릴 예정이다.

앞서 도는 민선5기 도정 운영계획인 '희망경기 2014'를 통해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하는 복지사업을 강화하겠다고 발표했다.

'따뜻한 경기도'라는 콘셉트로, 복지에 대한 도민의 만족도를 67%→85%로 끌어 올리겠다는 복안이다.

무엇보다 위기가정 무한돌봄센터를 계속 구축해 31개 시·군 전체로 확대하고 24시간 및 시간 연장형 보육시설도 1천780개에서 3천개로 늘린다는 복안이다.

0세유아 가정보육교사제도에 대해선 1천 가정에서 2천500가정으로 확대, 방과 후 어린이들을 돌보기 위한 '꿈나무 안심학교'도 현재 54개 교실에서 305개 교실로 확충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도는 지난 16일 오후 경기도 문화의 전당 컨벤션홀에서 제 2기(2011~2014) 경기도 지역사회복지계획 수립을 위한 공청회를 개최했다.

도는 제2기 계획에서 비전과 전략이 있는 계획, 경기도와 31개 시·군이 조화와 협력을 이루는 계획, 주민참여와 민·관 협력을 중시하는 실행력 있는 계획을 강조하고 있다.

이날 학계, 현장전문가, 공무원이 중심이 돼 8개 분야(저소득층, 노인, 장애인, 아동·청소년, 여성·가족·보육, 다문화, 북한이탈주민, 정신건강), 핵심 추진 전략들에 대한 계획안을 작성했다.

도는 당초 무한돌봄사업에서 무한돌봄센터까지 진화해온 '무한돌봄 레이스'를 민선 5기에 중점 이어간다는 계획이어서 그 성과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에 도는 올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현재 일선 시군이 운영 중인 무한돌봄센터의 설치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부천시는 지난 19일 청 내 대강당에서 김문수 지사, 김만수 시장을 비롯, 무한돌보미 및 지역협력 관계자 7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무한돌봄센터 개소식을 열었다.

도가 지난 4월1일 수원 경기복지재단에서 공무원 1명과 민간전문가 5명 등으로 구성된 경기도 무한돌봄센터를 개소한데 이어 최근 '24호점'을 오픈했다.

도는 올 말까지 나머지 시군도 개소해 총 29개의 무한돌봄센터를 개소할 예정이다.

이들 센터에서는 취약계층에 제공되는 복지서비스 이외에도 가정에 필요한 모든 사회복지서비스를 지역사회 네트워크를 통해 원스톱, 맞춤형으로 제공하고 있다.

지원 대상은 실업이나 사망, 건강악화, 이혼 등으로 생계가 어렵지만 국민기초생활수급자나 차상위 계층에 포함되지 않아 법적으로 생활비 등을 지원받지 못하는 가구다.

도는 앞으로 나머지 시 군에 무한돌봄센터가 설치되면 도민 접근성이 향상돼 그동안 읍면동사무소나 정신보건센터, 지역아동센터 등 250여 종의 복지서비스 기관을 찾아다녀야 하는 불편함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지난달 23일 안산에서는 의미 있는 행사가 열렸다.

관내 청소년수련원에서 젊은 멘토와 어린 멘티가 하나가 돼 서로가 서로에게 배움을 얻는 특별한 캠프가 열린 것.

이는 지난해 3월 도가 경찰대학교와 협약을 체결해 실시했던 경찰대 학생 멘토링 학습봉사 프로젝트 '가정학습 무한돌봄 사업'의 일환으로 열린 1박2일 어울림캠프이다.

도가 추진 중인 무한돌봄 사업 가운데 가정학습의 경우 대학생들이 경제적 어려움 등으로 사교육 기회를 갖기 어려운 시설아동, 지역아동센터 아동들에게 교과지도는 물론, 특기교육까지 가르치고 있다.

이 사업을 통해 올해까지 경찰대생을 비롯해 수원, 성남, 용인 등 도내 각 시·군의 중·고등학생 760명이 멘토와 멘티로 참여, 생활이 어려운 저소득가정 아이들과 함께 공부하고 학습했다.

또 연령차가 크지 않은 대학생과 중·고등학생이 사제지간이 되면서 사춘기 방황에 앞서 올바른 인격형성을 도모하기도 했다.

캠프에 참여했던 학생들은 "선생님이 큰형처럼 우리 형제를 대해주니 고민상담도 할 수 있어 더 좋다"고 말했다.

박춘배 도 복지정책과장은 "무한돌봄센터는 국내 최초로 공공·민간 시스템이 접목된 사회복지전달체계"라며 "많은 위기가정을 구했던 무한돌봄제도가 무한돌봄센터 도입을 계기로 세계 최고의 지역복지시스템으로 발전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도의 이 같은 활동에도 일각에서는 최근 부동산경기침체로 인한 재정악화 등 관련예산 감소와 함께 소극적 복지사업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도는 무한돌봄사업 확대를 위해 최근 무한돌봄센터 설치사업을 중앙정책으로 수용해줄 것을 최근 정부에 건의했다.

무한돌봄사업이 지자체 힘만으로 추진하기에는 한계가 있는 만큼 정부 지원을 요청한 도의 바람이 최종 받아들여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조정훈기자 hoon@itimes.co.kr·사진제공=경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