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그다드 카페


 

   
 

황량한 사막 길을 달리다 갑자기 길옆에 나무판자로 적힌 바그다드카페가 눈에 들어온다. 바람개비와 나무 간판, 포도넝쿨이 어우러진 이름과 같은 그런 수수한 카페다.
안으로 들어선다. 아무도 없는 그곳에 아랍전통복장들이 전시돼 있다. 안쪽에는 베드윈족의 전통집과 같이 카펫이 바닥에 깔려있다. 카펫 위에 고양이 무늬가 기지개를 편다. 실제 고양이다. 자칫 그냥 앉을 뻔 했다.
이곳이 바로 시리아 사막 한가운데 위치한, 고대도시 팔미라에서 다마스쿠스로 향하는 사막 길에 있는 '바그다드 카페'다. 세계적인 여행전문서적인 론니플래닛은 물론 대부분 책자에 소개된 곳이기에 배낭여행족은 물론 최근에는 단체 관람객들에게도 필수코스다.
30대로 보이는 주인장은 넉넉한 웃음으로 손님을 맞는다. 중동 전통커피의 진한 맛을 느끼며 야외 나무 그늘에 앉아 주변을 살펴본다. 황량한 사막뿐이다. 다만 이태리와 독일, 프랑스 등 전 세계 다양한 관광객들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처음 이 카페에는 이름이 없었다고 한다. 베드윈족인 주인이 팔미라를 구경 오는 관광객들에게 음료수와 홍차, 커피를 팔면서 조그마한 카페가 생겼다. 어느 날 찾아온 미국 관광객이 이곳이 영화 '바그다드 카페'와 비슷하다며 이름을 붙여줬다고 한다. 실제 영화와는 아무 관계가 없는데도 말이다.
다만 관련이 있다면 200km 정도 떨어진 이라크 바그다드에 가기 위해서는 예전부터 이 길을 지나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은 갈수 없는 바그다드의 아쉬움을 이곳에서 달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