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인천과 경기지역 근로자들이 타 시도 근로자보다 더 많이 일을 하면서도 정작 임금을 적게 받고 있다면 예사롭게 넘길 일이 아니다. 근로자들은 일한 만큼 보수를 받는 것이 당연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역내 산업구조의 특성 상 영세한 중소기업이 많고 저임의 운수업 비중이 높아 열심히 일해도 적은 보수를 받을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더구나 인천지역은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문을 닫거나 지역을 떠나는 기업이 늘면서 실업률도 날로 높아지고 있어 조기 개선도 쉽지 않다. 문제이다.
고용노동부가 26일 발표한 전국 시도별 임금 및 근로시간 조사 결과에 의하면 인천지역 근로자는 서울지역 근로자보다 월평균 11시간 더 일하고 임금은 불과 84% 수준인 226만2천원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국 상용 근로자 1인당 월평균 급여액 241만4천원보다도 낮다. 경기지역 근로자들은 서울지역보다 13시간 더 일하고 임금은 91% 수준인 245만5천원을 받고 있다. 그나마 인천지역 근로자보다는 나은 편이다.
인천지역 근로자들의 임금이 유독 낮은 이유는 고임금 업종인 금융서비스업과 첨단 제조업의 기반이 취약하고 공장이 있다 해도 본사가 서울에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인천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항만·공업 도시로 번성했다. 그래서 전국에서 직장을 얻기 위해 일꾼들이 모여 들었다. 하지만 수도권정비법에 묶여 대기업들이 하나 둘 떠나면서 현재는 중소기업이 주를 이룬다. 그런 까닭에 근로자들이 받는 월급 봉투는 얇아질 수밖에 없는 처지다. 한마디로 열심히 피와 땀을 흘리고도 제 대접을 받지 못하고 있는 꼴이다. 근로자가 제대로 대접을 받지 못하고 있다면 지역경제는 물론 가정도 불행해질 수밖에 없다.
인천시는 경제자유구역을 조성하면서 첨단산업과 외자유치를 공언해 왔다. 그러나 실적은 저조하기 그지없다. 이런 데 쓸 돈이 있으면 고임금 업종의 기업을 유치하거나 지역경제 활성화에 투자했어야 옳았다. 근로자라도 타 지역과 비교해 받는 임금이 적다면 자존심이 상할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