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경로효친이란 경로(敬老)와 효친(孝親)이 합쳐져서 만들어진 말이다. 경로는 '자신의 어버이를 떠받들고, 효도를 하라'는 뜻이며 효친은 '노인을 공경하라'는 말이다. 이에 둘을 합성하여 보면 경로효친의 뜻은 효친의 뜻에서 더욱 나아가 경로의 뜻이 담겨 '자신의 어버이에게 효를 행하며, 노인에게 효를 행하라'는 뜻으로 볼 수 있다.
우리는 효를 왜 행해야 하며, 왜 효를 강조하는 것일까?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대가족 제도를 유지해 오면서 경로효친 사상이 사회 윤리의 근본을 이루어 왔다. 1천500년전 삼국시대 교육에서도 삼국유사 중 불교 설화가 많은 데 이 이야기의 대부분은 효와 관련된 내용이다. 삼국유사 권5 효선(孝善) 편은 효도와 깨달음을 이룬 진정, 두 세상 부모에게 효도한 김대성 등의 이야기가 나온다.
최근 지속되는 전세 대란으로 신혼 부부들에게는 집 구하기가 그 어느 때보다도 어려워졌다. 이러한 전세 대란 속에서 과연 국내 미혼 남녀는 신혼 집 마련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결혼정보회사 닥스클럽㈜는 국내 미혼 남녀 803명(남성 363명, 여성 440명)을 대상으로 닥스클럽 홈페이지를 통해 10월 1일부터 20일까지 '신혼 집 장만'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10명 중 4명은 부모와 함께 살 의향이 있다고 대답했다.
'부모가 권유할 경우, 부모와 함께 살 의향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미혼 남녀 43.5%가 '그렇다'에 응답했다. 성별로는 남성 43%, 여성 44.1%로 남녀 모두 비슷한 응답률을 보여 결혼 시 집 장만에 대한 부담은 남녀 모두에게 작용하고 있었다.
하지만 신혼 집을 따로 장만할 경우 '신혼 집 마련은 누구의 몫인가'라는 질문에 있어서는 남녀가 각기 다른 의견 차를 보였다. 남성은 '누가 마련하든 상관없다'가 39.1%로 1위를 차지한 것에 비해 여성의 경우 무려 71%가 '남들 그렇듯 남자가 마련해야 한다'에 응답한 것.
뒤를 이은 답변에서 남성은 '남자가 마련해야 한다(32.2%)', '남녀 동등하게 마련해야 한다(28.4%)'가, 여성의 경우 '누가 마련하든 상관없다(18%), '남녀 동등하게 마련해야 한다(10.5%)가 각각 2위와 3위를 차지했다.
이어 하루가 다르게 치솟고 있는 집 값으로 결혼마저 어려운 요즘 '간소화 할 수 있는 결혼 절차'에 대해선 남녀 모두 '예단·예물'을 1위로 손꼽았다.
남성은 '예단·예물(73%)', '웨딩 촬영(11.6%)' , '결혼예식(9.1%)', '신혼여행(4.1%)'의 순이었으며, 여성은 '예단·예물(62.7%)', '신혼여행(17.7%)', '웨딩 촬영(13.4%)', '결혼예식(1.7%)의 순이었다.
결혼정보회사 관계자 말에 따르면 결혼 후 부모와 분가해 사는 것이 당연시 되는 요즘, 비록 설문이지만 미혼 남녀들의 이러한 의견은 의외의 결과다. 하지만 부모와 함께 산다고 해서 그것이 바로 '부모를 모신다'는 뜻은 아니라고 말했다. '또 다른 분가를 위한 준비의 기간'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동기야 어찌되었던 이같이 부모와 함께 산다는 일이 경로효친으로 이어질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자식, 며느리, 사위들이 부모와 함께 살면서 어른을 공경하고 어버이에게 효를 행하는 일로 이어지길 바란다.
효친의 계기가 아니라 '분가를 위한 준비의 기간'으로 시작되었다고 하더라도 그 시간을 '경로'를 위한 장으로 승화시킨다면 더없이 좋을 것 같다. 3대가 함께 거주한다는 것은 새로 태어난 손자에게 조부모의 진정한 사랑을 전달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어린 시절 할머니와 할아버지로 부터 사랑을 받고 자란 사람은 따뜻한 인성을 지닌 성인으로 성장한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