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도새우젓축제 창안·추진 … 외포항 알리기 공헌


 

   
 

"그저 맡겨진 일에 열심을 낸 것 뿐인데 과분한 상을 받은것 같아요. 함께 고생해 온 어촌계 회원들에게 영광을 돌리고 싶습니다."

지난 15일 개최된 제46회 인천시민의 날 기념식에서 인천시민상(농수산부문)을 수상한 박용오(50) 경인북부수협 내가어촌계장.

박 계장은 "30년전 할아버지로부터 고기잡이배를 물려받아 궁핍한 어부의 일생을 살아온 아버지가 바다를 떠나지 못하는 모습이 화가 나고 안타까웠던 시절이 있었다"며 입을 뗐다.

20대 초반 아버지의 배를 몰고 주 어장인 인천 연안을 벗어나 군산, 목포 신안, 제주도 북단까지 왕래하며 고기잡이에 나선 이유는 그저 찌든 가난에서 벗어나겠다는 한가지 일념에서 였다.

"당시 이 곳은 그저 작은 고깃배나 하나씩 부리면서 인근 연안에서 잡아올리는 생선을 팔아 연명하는 가난한 어부들이 모여 사는 곳에 불과했어요. 이렇다할 고기잡이 장비도 없었고 그저 작은 그물 하나에 의존해 생과 사를 넘나드는 바다 생활을 해야만 했지요."

어촌계장직을 맡은 이후 어민들의 소득증대와 시장 활성화를 위한 그의 열정과 노력은 남달랐다.

우선 올해로 7번째를 맞은 강화도새우젓축제를 지난 2003년 창안, 추진하면서 외포항을 전국적인 명소로 자리잡게 한 것은 어부로서의 일생에서 얻은 가장 큰 결실이다.

해를 거듭하면서 지역의 명실상부한 대표적 축제로 발전한 것은 물론 새우젓을 비롯한 지역 농수산물의 우수성 홍보와 소득증대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어촌계가 운영하던 기존 젓갈시장을 1천650㎡로 확장, 새롭게 개장한 것과 완공을 앞두고 있는 3천드럼의 새우젓을 저장할수 있는 초대형 젓새우 저장고 설치 등은 관련부처를 찾아 다니며 쏟아 온 박 계장의 헌신적인 노력의 산물이라고 할수 있다.

그동안 걸어온 길이 평범치는 않지만 부인 심미순(47)씨와 1남2녀의 자녀와 함께 사는 지금을 '행복하다'고 단언할수 있게 된 것은 이같은 그의 뚜렷한 소신과 창조적 도전정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올해로 8년째 어촌계장을 연임하고 있는 그는 융통성 없는 부모님을 닮지 않겠다는 오기(?)로 어부의 길을 택했던 아득했던 지난 날들을 회상하며 "지금은 이길을 택한 것이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환하게 웃는다.

/왕수봉기자 king@i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