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의 쉐프'·감성영화 연작전 첫 작'소라닌'상영


영화공간주안이 7일 음식을 매개로 한 따뜻한 휴먼드라마 '남극의 쉐프'를 개봉했다. 또 3편의 일본 감성영화 연작전의 첫 영화인 '소라닌'도 함께 상영 중이다.
 

   
▲ 남극의 쉐프


▲남극의 쉐프(南極料理人)
실제 일본의 남극관측 대원으로 조리를 담당했던 니시무라 준의 에세이 '재미있는 남극요리인'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해발 3천810m, 평균 기온 -54도의 극한지인 남극 돔 후지 기지엔 8명의 남극관측 대원들이 1년이 넘도록 생활하고 있다. TV나 영화에서 볼 수 있는 귀여운 펭귄도 늠름한 바다표범도, 심지어 바이러스조차 없는 이곳에서 니시무라(사카이 마사토)는 매일 대원들에게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주는 조리담당이다.

가족들과 떨어져 외롭게 생활하는 대원들에게 유일한 즐거움은 그의 음식을 먹는 것이다. 평범한 가정식부터 호화로운 호텔 만찬까지, 대원들을 위해 니시무라는 정성을 다해 요리한다.

이 작품의 각본과 감독을 맡은 오키타 슈이치는 그동안 주로 독립영화와 TV 드라마에서 활동을 해왔다. 그는 모든 것을 얼려 버리는 극한의 땅 남극에서 요리를 통한 따뜻한 휴먼 영화를 만들어 냈다. 여기에 일본영화 특유의 생활 속 코믹요소는 그가 차려놓은 사랑이 풍성한 식탁의 또 다른 반찬이다. 125분. 전체 관람가.

▲소라닌
아사노 이니오의 동명만화를 원작으로 한 영화다. 여느 청춘만화가 그렇듯 이야기는 불투명한 미래에 갈등하고 고민하는 젊은 청춘을 그린다.

적성에 맞지 않는 직장에 다니는 메이코(미야자키 아오이)와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밴드활동에 열심인 타네다(코라 켄고)는 대학 시절 동아리에서 만나 6년째 연애중인 20대 동거커플이다.

직장에서의 하루하루가 지겹기만 한 메이코는 어느 날 덜컥 회사를 그만둔다. 타네다는 앞으로의 생활이 걱정이지만 자유를 만끽하는 메이코를 보며 음악에 대한 열정을 불태우며 마지막 기회란 각오로 팀 동료들과 함께 '소라닌'을 녹음한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현실의 벽 앞에 서로에 대한 불만이 쌓여가고, 사소한 일로 두 사람은 크게 다투고 만다. 그런데 산책을 하겠다며 나간 타네다가 오토바이 사고로 세상을 떠난다. 홀로 남아 슬퍼하던 메이코는 이윽고, 타네다의 꿈을 대신 이뤄주기 위해 기타를 잡는다.

소라닌(솔라닌·solanine)은 감자의 싹에 함유된 독성분을 말한다. 독이긴 하지만 성장을 위해선 꼭 필요한 것. 영화는 이 단어처럼 젊은 청춘이 성장하기 위해 겪는 아픔과 시련을 음악이란 매개체로 표출해 낸다.
미래에 대한 불안함, 꿈에 대한 열정, 현실에 대한 좌절감, 그래도 가질 수밖에 없는 희망 등 이 시대의 젊은이들이 공감할 수 있는 요소들이 이어진다. 여기에 두 주인공의 사랑은 극을 좀 더 부드럽게 하고 메이코의 노래를 더욱 애절하게 만드는 윤활제이자 기폭제다. 125분. 12세 이상. 032-427-6777

/심영주기자 yjshim@i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