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영천


4일까지 약전거리서 '한약축제'
사상체질 진단·한방 진료 체험
보현산천문대 별자리감상 인기

 

   
 



10월에는 전국 각지에서 축제가 열린다. 볼거리, 즐길거리, 먹을거리가 풍성한 현장이다. 주말여행을 계획했다면 축제에 참가해서 이런저런 체험거리 속으로 푹 빠지는 것도 좋겠다. 이번 주에는 한약축제가 벌어지는 경상북도 영천시로 떠나본다.


● 영천5일장과 한약축제
2일과 7일 영천역 앞에서 영천공설시장에 이르는 대로변에는 닷새장이 선다.
장날이 되면 영천 지역은 물론이고 멀리 대구, 경산, 경주, 포항 등지에서까지 물건을 사고팔려는 사람들이 모인다.
요즘은 영천의 특산물인 포도와 복숭아가 풍성하다. 한약재를 파는 상인들도 자주 눈에 띈다. 이처럼 교역을 하기에 좋은 곳이라서 영천은 한약재 유통시장으로도 이름을 날리고 있다.
봄이면 보현산별빛축제가 열리고 가을이면 영천한약축제가 열린다.
올해는 10월1일부터 4일까지 나흘 간 완산동과 도동의 약전거리에서 축제가 벌어진다. 한약재 썰기 경연대회, 사상체질 진단체험, 한방피부미용체험, 한방무료진료, 경북식품박람회 등이 영천한약축제의 주요 행사이다.
축제 기간 중에는 다양한 생약재를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 영천시 완산동은 110여 개의 한약재 업소가 양질의 한약재를 유통하고 있는 한약마을이다.



● 영천 포도
영천시 들판을 다니다보면 곳곳에서 비가림을 위한 비닐막을 볼 수 있다. 포도가 맛있게 익도록 포도나무 위에 씌운 것이다.
전국 포도밭 면적의 10%를 영천시가 차지한다. 이 고장에서 생산되는 포도의 양은 전국 생산량의 11%를 차지한다. 놀랍게도 전국 1위이다. 포도를 재배하는 농가가 무려 5천5백호나 된다. 캠벨, MBA, 거봉포도가 주류를 이룬다.
영천의 기후는 연간강수량이 적고, 습도가 낮고, 일교차가 심하고, 날씨가 맑은 날이 많아서 포도 재배에 적합하다.
당도도 24브릭스나 될 정도로 높다. 포도는 당류, 비타민, 주석산과 구연산, 칼륨, 철분 등이 풍부하게 함유된 알칼리성 식품이다.
영천와인학교와 농가형 와이너리 등에서는 영천와인투어라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와인학교를 둘러보고 농가형 와이너리에 가서 포도주를 담가보는데 자신의 얼굴을 사진에 담아 포도주병에 붙여서 가져가는 '나만의 와인만들기'가 특히 인기를 끈다. 레드와인, 화이트와인, 로제와인 등을 시음해보는 것도 재미있다.

 

   
▲ 보현산천문과학관을 찾은 관람객들이 로봇춤을 관람하고 있다.



● 보현산천문대와 보현산천문과학관
별의 도시인 영천시 보현산에는 일반인들이 쉽게 방문할 수 있는 천문대가 정상에 들어앉았다.
한국천문연구원 소속의 천문대로는 충북 단양군의 소백산천문대, 충남 대덕의 대덕전파천문대, 그리고 이곳 보현산 천문대가 있다.
이들 중 여행자들도 천체에 대한 호기심을 가슴에 안은 채 별도의 허가 과정을 거치지 않고 찾아갈 수 있는 곳이 바로 영천 보현산 천문대이다.
보현산의 높이는 1천124.4m로 동쪽으로 멀리 포항 앞바다가 보이고 서쪽으로는 팔공산과 군위군의 산들, 남쪽으로는 영천 기룡산, 북쪽으로는 청송과 안동의 산들이 장쾌하게 눈에 들어온다.
일대에서 가장 높은 산이기에 아름다운 낙조 풍경은 물론이고 장엄한 일출 광경까지도 감상할 수 있다.
보현산 천문대의 전영범대장은 "차츰 이곳이 일몰과 일출 감상 포인트로 알려지면서 해마다 연말연시만 되면 새롭게 삶의 각오를 다지려는 이들이 늘고 있다"고 말한다.
보현산천문대 초입 별빛마을에는 보현산천문과학관이 있다. 국내 최초 5D돔영상관, 다양한 종류의 고성능 천체망원경을 이용한 천체관측, 최신 시설을 갖춘 시청각실에서의 멀티미디어 천문교육 등 다양한 체험학습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다. 춤추는 로봇들의 무용 공연도 인기가 높다. 전시물로는 별자리찾기, 성운과 성단, 우주인 포토존 등이 있다. 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오후 2시부터 밤 10시까지 개관한다.



● 시안미술관
미술에 관심이 많은 여행자들이라면 화산면의 시안미술관을 찾아가본다. 전직 방송기자인 김일근씨가 2004년 설립했다.
경상북도 내에서 개인이 운영하는 미술관으로는 최초이다. 애초 이 자리에는 1999년 폐교된 2층짜리 화산초등학교 가상분교가 있었다.
건물을 전면 개보수했고 그 결과 6천여평의 잔디 조각공원, 야외음악당 등의 주변공간과 함께 삼각지붕의 유럽풍 3층 건물로 새롭게 태어났다.
3개의 층에는 각 4개의 전시관을 갖추고 있으며, 자료실, 수장고, 영상세미나실 등 다양한 시설과 관람객의 편의를 위한 아름다운 카페도 들어서 있다. 야외조각공원에는 박충흠 조각작가의 작품 10여점이 전시되어 있어 출사 장소로 사랑받는다.



● 운주산승마장
과거의 영천시는 말과 인연이 깊었다. 조선 통신사 전별연이 벌어질 때 영천에서 마상제가 열렸고 말을 바꿔 타던 역마가 있었으며 지금도 영천시장 인근에는 말죽거리라는 지명이 남아있다. 이런 인연으로 영천시에는 2012년 우리나라 제4의 경마장이 들어선다고 한다.
영천시에 가면 운주산승마장을 찾아서 말을 타보자.
승마장은 2009년 4월 문을 열었다. 초보자들이 말타기 연습을 하는 실내승마장, 70필의 말을 사육할 수 있는 마사, 실외승마장 등을 갖추었다. 1.2km의 외승로, 3.5km의 산악승마로에서는 시원하게 바람을 맞으며 말과 함께 자연 속을 달려볼 수 있다.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이라면 승마장에서 휴양림까지 왕복하는 꽃마차를 즐겨도 좋다.


 

   
 


● 운주산휴양림
운주산승마장 옆에는 운주산휴양림이 있다. 리기다소나무 숲 속에 조성된 이 휴양림은 7채의 운주산장, 다목적 구장, 물놀이장, 10개의 데크를 설치한 야영장, 30분, 45분, 1시간 짜리의 산책로, 수변관찰데크가 설치된 연못, 전망대 등이 있는 휴양림지구와 실내외 승마장·산악승마로·외승로 등에서 다양한 승마체험을 할 수 있는 승마체험지구로 구성되어 있다. 입장료와 주차료를 받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 은해사와 거조암
동화사와 더불어 팔공산의 명찰로 쌍벽을 이루는 은해사는 신라 헌덕왕 1년(809년) 혜철국사가 창건한 해안사가 전신이다.
조선시대 4대 부찰 중의 하나였다는 명성에 걸맞게 대웅전을 중심으로 많은 전각들이 좌우에 포진하고 있다.
대웅전과 보화루, 백흥암 등의 현판 글씨가 모두 조선시대 명필 추사 김정희의 친필이어서 유심히 살펴볼 만하다.
천년고찰이라는 역사를 지녔기에 괘불탱(보물 제1270호), 대웅전 아미타 삼존불 등 많은 문화재들이 소장되어 있으며 성보박물관을 건립해서 이들을 체계적으로 분류, 보존하고 있다.
거조암은 은해사의 부속 암자이다. 영산전 건물이 국보 제14호로 지정되어 있고 그 안에 후불탱화와 오백나한상이 봉안되어 있다. 이곳 역시 사흘 동안 지성스럽게 기도를 드리면 소원이 이뤄진다고 해서 불자들이 많이 찾는다.

/영천=여행작가 유연태 touracademy.org




● 여행메모
영천시농업기술센터 과수한방과
054-330-2830~2
보현산천문대 054-330-1038
보현산천문과학관 054-330-6447
운주산승마장 054-331-2975
윤주산휴양림 054-336-36290
시안미술관 054-338-9391
영천와인사업단 054-331-6867




길따라 사진따라 - 두 바퀴의 낭만

 

   
 


가장 자유스럽고 가장 축복받은 이동수단은 '걷는 것'이다. 못갈 길이 없고 건강에도 좋으니 더 이상의 수식은 이롭지 않다. 이 축복 받은 이동수단인 걷기와 가장 근접한 이동수단은 자전거라고 할 수 있다. 이 역시도 못갈 길이 없고 어깨에 둘러메면 도보만큼이나 자유롭다 할 수 있겠다.
두 다리와 두 바퀴에는 세상 그 무엇에도 뒤지지 않을 멋과 풍류가 있다. 시간적인 제약과 편의성이란 유혹에 네 바퀴의 자동차를 이용하기도 하지만 요즘 내 여행은 두 다리와 두 바퀴를 네 바퀴 철마에 싣고 바람이 내 등을 떠미는 방향으로 길을 느끼며 그 향기에 취해서 살고 있다. 두 바퀴에는 낭만과 로망이 숨쉬고 있다.

/옐로스톤(미국)=여행사진작가 성명석 blue5z@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