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노동자 소재 … 코미디로 대중에 쉽게 접근


"진지한 문제일수록 유쾌한 웃음으로 풀어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영화 '방가방가'의 30일 개봉 하루 전에 앞서, 자신이 교단에 서고 있는 인하대에서 시사회를 연 육상효 감독은 확신에 찬 어조로 말했다. '달마야 서울가자' 이후 6년 만에 다시 메가폰을 잡은 그의 신작 방가방가는 이주 노동자들의 이야기다.
 

   
 


2009년 '로니를 찾아서'·'반두비', 2010년 '시티 오브 크레인' 등 최근 외국인 노동자를 소재로 한 영화들이 계속해서 극장가에 소개되고 있다. 이 영화 역시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방글라데시, 네팔, 파키스탄 등 주로 동남아시아권에서 일을 하러 한국을 찾은 노동자들이 등장한다.

"영화는 실제 우리의 삶을 반영하는 거울과 같은 것입니다. 영화 속에 소재로 많이 등장한다는 것은 그만큼 이주노동자들이 한국사회에 많고 우리의 생활 속에 깊이 들어와 있다는 거죠."

하지만 기존의 영화들과 방가방가는 큰 차이가 있다. 이주노동자들이 받는 차별과 부당한 대우를 매우 진지하고 슬프게 다룬 전작들과 달리 육 감독은 재밌는 웃음코드로 풀어낸다. 그는 "그들을 일방적으로 피해자로 부각시켜 무겁게만 표현하는 것은 한국인들에게도, 이주노동자들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누구나 웃을 수 있는 코미디야 말로 대중들이 쉽게 접근하고 더욱 크게 공감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런 그의 생각은 2002년 '아이언팜'부터 2006년 '달마야 서울가자', '방가방가'까지 3편의 영화를 모두 코미디 장르로 제작하게 했다.

"코미디는 약자가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이라고 생각합니다. 강자는 세상을 지배하고 변화시키지만 약자는 세상을 풍자하면서 웃음으로 승화시키죠. 앞으로도 영화를 만들 수 있는 한 계속해서 코미디를 하고 싶은 이유입니다."

한편, 이날 열린 시사회는 육상효 감독과 인하대의 인연으로 성사됐다. 육상효 감독은 인하대 문화콘텐츠 전공 교수로 재직 중이다.

영화에 등장하는 이주 노동자들 중 한 명인 라자역의 나자루딘 역시 육 감독의 수업을 들었던 인하대 학생이었다. 영화 마지막 장면에선 시사회를 진행한 하나홀이 등장하기도 했다.

/글·사진=심영주기자 yjshim@i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