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방가방가'개봉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색다른 코미디 영화 '방가방가'가 30일 개봉했다.
 

   
 


이 영화는 청년실업과 외국인 노동자 문제를 절묘하게 조합시켜 유쾌한 코미디로 풀어간다. 5년 동안 직장을 구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뭐 하나 내세울 것 없는 태식(김인권)은 변변한 자리를 얻지 못한다. 주차장 안내원, 커피숍 직원, 막노동 등 닥치는 대로 일하지만 어느 한 곳에서도 자리 잡지 못하고 쫓겨난다. 그러던 어느 날 일용직 근로 관리자가 공원에 힘없이 앉아 있는 그를 동남아시아에서 온 노동자로 착각하는 일이 벌어진다.

어릴 적부터 남다른 외모로 '동남아'란 별명을 얻었던 태식은 이참에 부탄인 행세를 하며 의자 만드는 공장에 취직한다. 하지만 예기치 못한 사건으로 인해 동료인 알(칸) 반장, 라자(나자루딘), 마이클(팔비스), 찰리(홀밴도), 장미(신현빈)에게 따돌림을 당한다. 이제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는 태식은 그들과 친해지기 위한 몸부림을 시작한다.
 

   
 


이주노동자라고 하면 왠지 무겁고 어두운 우울함이 떠오르지만 방가방가는 시종일관 웃음 폭탄을 던진다. 그 중심에는 역시 김인권과 김정태가 있다.

국내 최초 부탄인으로 변신한 김인권은 12년 만에 첫 주연으로 나선 이번 영화에서 그동안 숨겨왔던 코믹본능을 마음껏 펼쳐 보인다.

그는 개봉 전 전국 5대 도시에서 5만 명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시사회에서 배역과 완벽하게 일치한다는 평을 받았다.
 

   
 


어눌한 발음으로 "부탄에서온 방가입니다"를 연신 외치는 그는 아무 이유 없이 그 모습 자체로 웃음을 자아낸다. 이주노동자들을 모아놓고 펼친 '욕'강의 장면은 기본 가이드라인만 정해진 상태에서 자신만의 추임새와 즉흥 연기로 완성시킨 명장면으로 꼽힌다.

'친구', '인사동 스캔들' 등 전작에서 주로 카리스마 있는 악역을 맡아 온 김정태 역시 코믹연기에 도전해 김인권과 완벽한 호흡을 이뤄낸다.

태식의 친구 용철 역을 맡은 그는 태식을 부탄인 방가로 만든 장본인이다. 태식을 비롯한 이주 노동자들을 외국인노래자랑에서 우승시키기 위해 특훈을 시키는 노래선생님이기도 하다.
 

   
 


한국인의 '혼'을 가장 잘 표현한 노래라며 우리의 트로트 '찬찬찬'을 외국인들에게 설명하는 그는 그야말로 '혼'이 실린 능청스런 연기로 관객을 즐겁게 한다. 110분. 12세 이상.

/심영주기자 yjshim@i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