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가져다대면 보이는 그림관객 따라 바뀌는 빛과 소리 등시공간을 넘어선'디지털아트'전시


미래예술은 어떤 모습일까.

한치 앞을 예측할 수 없는 지금, 시간과 공간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를 놓고 진지한 고민이 시작됐다. 오늘부터 시작되는 '인천국제디지털아트페스티벌2010'(INDAF)에서 새로운 방식으로 사물을 마주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린다. 모바일과 안개, 조리기구 등을 활용한 전시장은 지금까지 알던 '예술'을 예상하고 온 관람객의 기대를 보기좋게 뒤집을 작정이다.
 

   
▲ 트로이카作'클라우드'


송도 투모로우시티에서 펼쳐지는 인천 국제 디지털 아트 페스티벌의 테마는 '모바일 비전 : 무한미학'이다. INDAF는 그 동안 공간속에 갇혀 있던 예술작품을 열린 광장으로 확대해 관람객과 시민들에게 멀게만 느껴지던 디지털아트를 친숙하게 다가가서 작품을 느끼고 소통하는 장으로 만들자는 의도로 기획됐다.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미술관 관장이 총 감독을 맡았으며 국내·해외 미디어 작가 90명이 참여해 작품을 선보인다. 해외 작가로는 프랑스의 헤르만 콜겐, 독일의 울프 랑게인리히, 미디어아트의 거장 로이 에스콧 등이 있으며 국내 유명작가로는 김준, 이동기, 이용백 등이 초청되었다.특히 관람객의 이해를 돕기 위해 7명의 큐레이터가 투입되며 여기에 일본인 유키코시키타와 중국 장가 등 해외 전문가도 함께한다. INDAF는 6가지 전시장을 분류한 것이 특징인데 각 전시장 마다 나름의 주제를 갖고 있다. '모바일아트', '웨이브', ' 블러', '송도9경', '센스센시즈', '투모로우 스쿨'의 6개 전시장 중 앞의 3가지를 소개한다.

▲모바일 아트

텅빈 공간, 아무것도 없다. 벽면은 온통 하얀색.

하지만 관객이 스마트폰을 들어 공간을 비추니 이미지가 보인다.

모바일을 통해 보는 세상이 미래의 미술관이 될 것 이라는 상상에서 전시관이 탄생했다.

이 전시관에서는 스마트폰으로 체험할 수 있는 작품이 선보인다.

고승욱 작가의 '미싱유'는 스마트폰 카메라로 주변 풍경을 촬영하고 입김을 불어 김이 서린 화면에 손가락으로 글이나 그림을 그리고 문자를 보내도록 기획했다.

문자를 받은 사람은 단 5초만 그 이미지를 볼 수 있다.

김준 작가의 '때밀이 : 푸른물고기'는 관객이 때밀이 수건으로 몸의 때를 밀면 푸른 물고기가 등장한다. 중간에 말린 때들은 스마트폰을 기울여 털어내야 한다.

로와정의 '남자는 소모품이다'에서는 남자를 쇼핑백으로 변신시킬 수 있다. 벽면에 그려진 남자 누드에 관객이 스마트폰을 대면 남자가 해체돼 여자의 쇼핑백이 된다.
 

   
▲ 송명진作'데이드림'


▲웨이브
시각뿐 아니라 청각, 촉각, 후각, 미각까지 동원해 오감으로 만나는 예술.

웨이브 전시관은 예술의 등장인물로 관객을 선정했다.

관객들은 빛과 소리의 파동이 만들어내는 새로운 시공간에서 파도에 몸을 맡기 듯 감각과 사유의 영역을 넘나들 것이다.

작품에 간섭하고 반사하고 전하며 작품과 완전한 하나가 된다.

세노코즘 작가의 '빛 접촉'은 여러 관객을 하나로 연결시킨다. 사람의 몸이 전기에 통할때 음악이 연주되고 빛이 발한다. 연결된 사람이 늘때마다 소리와 빛이 달라진다.

우리 몸이 악기가 돼 음악을 연주하기도 하고 다시 그 음악을 들을 수도 있다.

쿠르트 헨트쉴래거의 '지(ZEE)'는 안개로 가득 찬 방에 관객을 두고 17분 동안 모든 감각을 차단 시킨다. 아무것도 볼 수 없는 혼돈의 공간에서 오히려 보이지 않았던 나를 또렷하게 만나게 해 주자는게 작가의 의도다.

허르만 콜겐 작가의 '도시바람'은 송도 센트럴 공원의 바람을 사방이 유리로 둘러싸인 전시장 안으로 가져오는 작품이다. 실시간으로 불어오는 바람이 전시장 공중에 매달린 9대의 아코디언을 연주한다.
 

   
 


▲블러

'모호하게 하다'는 뜻의 블러(blur) 전시장은 말 그대로 미술, 건축, 음악, 디자인, 미디어아트, 과학 등의 장르 벽을 허문다. 경계가 없다.

그래서 이 전시장의 작품은 특정 분야의 제도와 범주를 따르지 않은 초과학적이고 파격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작품과 관객, 우리의 환경이 접합되고 연결된 상황, 관객이 작품에 참여하는 과정 자체를 표현하는 것이 블러의 핵심이다.

독일 작가 칼스텐 니콜라이의 '아오야마 스페이스'는 스크린에 모서리를 없애고 무한히 지속되는 공간을 형상화했다. 각각의 상자는 다양한 소리와 빛의 상호작용을 통해 각기 다른 모양과 밀도, 시각적 인상을 제공한다. 이런 공간적 자극은 공간을 해석하는 인간의 주관적인 태도에 질문을 던지는 것이기도 하다.

그래피티 리서치 랩의 '아이라이터'는 루게릭병을 앓고 있는 사람에게 힘을 주려는 협력 작품이다.

저가의 시각추적장치가 부착된 안경과 작가가 개발한 소프트웨어로 루게릭병에 걸린 예술가와 작가들이 단지 눈만 움직여 그림을 그릴 수 있게 한다.

사이먼의 '백설공주와 일곱 난쟁이 편'은 '만약 언어를 통해서만 이미지 재현이 이뤄진다면?'이란 질문에서 출발했다.

기억 속의 이미지가 언어를 통해 재조합 되는 과정을 관람객이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재현했다.

/장지혜기자 jjh@i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