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대한 침식협곡'주상절리'거쳐분단의 아픔 간직한'군남댐'까지
   
 


연천2코스는 '분단의 강'이자 '통일의 강'으로 두 얼굴을 가지고 있는 임진강을 진목면을 감상할 수 있는 구간이다. 걷기는 용암이 흘러 흘러 장대한 침식협곡을 형성해 볼수록 장관인 수직의 주상절리(柱狀節理)에서부터 태생적 한계를 안고 있는 군남홍수조절지까지 트레킹족으로 하여금 연천군의 색다른 면을 맛보게 해준다.
 

   
▲ 연천군 미산면 동이리 일대 주상절리는 천혜의 절경과 신비로움을 만끽할 수 있는 곳으로 수십만년전 깊은 지하에서 붉게 솟구치던 용암의 뜨거운 열기도 짐작케 한다. /연천=김철빈기자 narodo@itimes.co.kr


2코스의 시작은 고구려 3대성으로 꼽히는 연천당포성(사적 제468호)에서 시작된다. 제2코스의 시작점인 숭의전에서 2.5km을 걸으면 고구려의 기상을 엿볼 수 잇는 연천당포성(경기도 연천군 미산면 동이리 778)에 당도하게 된다.

당포성은 임진강과 소하천이 현무암 대지를 침식하면서 합류하는 삼각형 모형의 현무암 대지상 위에 조성된 평지성으로 남쪽과 북쪽은 높이 15m 이상의 현무암 절벽으로 이뤄져 있다. 외부로부터 적의 침입이 쉽지 않고 접근이 가능한 동쪽 방향에는 높고 견고한 석축 성벽으로 싸여 있어 천혜의 요새로 구축된 고구려성이다.
 

   
▲ 연천 고구려3대성으로 꼽히는 연천당포성(사적 제468호)은 높이 약 13m의 삼각형 절벽 위 대지의 동쪽 입구를 가로막아 쌓은 성곽으로 천혜의 요새로 구축됐다.


연천당포성은 연천호로고루(사적 제467호), 연천은대리성(사적 제469호)과 함께 임진강과 한탄강이 지류와 만나 형성하는 삼각형의 대지 위에 조성된 독특한 강안평지성으로 임진강이 국경하천 역할을 했던 삼국시대와 밀접한 관련이 있고 학술적으로 가치가 높은 귀중한 문화유적이다.

당포성 정상에서 홀로 서 있는 나무 아래서 강바람으로 잠시 피곤을 달래다 보면 신선 놀음이 따로 없다.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당포성 반대편으로 건너가 주상절리를 감상해 보는 것도 좋다.

2코스의 절경으로 뽑히는 주상절리는 연천 트레킹 코스에서만 감상할 수 있는 포인트다.

연천군을 가로질러 흐르는 두 개의 큰 강, 임진강과 한탄강 주변에는 제주도와 울릉도를 제외한 육지에서는 보기 힘든 현무암이 만들어낸 독특한 지형지물을 만날 수 있는데 바로 강물을 따라 형성된 현무암 절벽에 고드름처럼 매달려 있는 흑회색의 검은 주상절리다. 연천군에서는 천혜의 절경과 신비로움을 지닌 주상절리의 사계를 만끽할 수 있다.

 

   
▲ 강물을 따라 형성된 주상절리를 감상하고 강변을 거닐면 걷기의 피곤함을 풀기에 제격이다.

천연 경관이 뛰어난 연천 지역, 강줄기를 따라 형성된 이들 흑회색 주상절리가 봄날 진달래꽃이나 가을날 단풍과 함께 어우러져 맑은 강물에 비춰지는 모습은 자연이 빚은 한 폭의 그림을 연상시킨다. 또한 수십만년전 깊은 지하에서 붉게 솟구치던 용암의 뜨거운 열기도 짐작케 한다. 푹푹 찌는 8월의 주상절리는 푸르름이 솟구친다.

여름 장맛비로 연천군 미산면 동이리 일대 주상절리 바위틈에서 쏟아지는 폭포수도 걷기에 지친 트레킹족의 더위를 식혀주기에 딱이다.

해마다 휴가철이 되면 연천군 주상절리를 감상하며 임진강변에서 피서와 낚시를 즐기던 인파들을 올해는 찾아 보기 힘들다. 장마로 북한군이 매설한 목함지뢰함이 유실돼 임진강변을 따라 남쪽으로 떠내려와 연천군 등 일대에서 다량 발견되면서 조용한 분위기다.

동이리에서 우정리로 넘어가는 코스에서는 넓은 콩밭 감상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설운교를 지나 임진교 인근 진상리에서 시원한 묵밥으로 허기를 채우고 오후 트레킹은 계속된다.

임진강따라 걷는 2코스가 지루해질 때쯤 나타나는 곳이 바로 경기 연천군 북삼리에 위치한 허브빌리지(www.herbvillage.co.kr). 무더운 8월 중순 보라색 '안젤로니아'가 만발해 탄성을 자아낸다. 군사도시 연천군에서 좀처럼 상상하기 힘든 허브빌리지는 원래 야한 조각상이 많은 조각공원 '천비연'이 새롭게 태어난 곳이다.

빌리지라는 단어가 무색할 정도로 고급스러운 분위기가 압도해 마치 유럽의 한가로운 정원을 연상케 한다. 각종 허브와 꽃, 나무, 조형물에서 주인장과 직원들의 섬세함과 정성이 느껴진다. 임진강과 어우러진 허브빌리지의 절경이 특히 여성 트레킹족들의 발길을 쉽게 돌리지 못하게 할 정도다.

허브향에 취해 2코스의 마지막 지점을 향해 걷다보면 분단 국가의 아픔을 담고 있는 군남홍수조절지에 도착한다. 우여곡절을 거치면서 태어난 군남홍수조절지는 걷는 이로 하여금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경기도 연천군 군남·왕징면 일대에 조성된 군남홍수조절지는 높이 26m, 길이 658m, 총 저수량 7천만t의 홍수조절전용 본댐 건설이 주목적인 사업으로 2011년 8월 본댐이 완공될 예정이었으나 14개월 일찍 완공돼 지난 7월1일부터 가동되기 시작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해마다 발생하는 임진강 유역 홍수 피해 방지와 북측 황강댐 무단 방류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 지중해 휴양지를 연상케 하는 연천군 북삼리에 위치한 허브빌리지에 보라색'안젤로니아'가 만발해 트레킹족들의 탄성을 자아낸다.


임진강에서는 1996년, 1998년, 1999년 대홍수로 약 1조원의 재산 피해와 128명의 인명 피해가 발생했고 지난해 9월에는 북한의 황강댐 무단 방류로 임진강 야영객 6명이 목숨을 잃는 사고가 발생해 우리 민족에게는 가슴 사무치는 강이다.

혹시 트레킹족들 중에 임진강 상류 일대에서 전 세계에서 1천여 마리 밖에 없는 멸종위기종인 천연기념물 두루미 등을 보고 싶어한다면 이제는 어렵다. 댐을 조성하면서 물고기 개체수가 줄어들고 새의 서식지가 사라지는 결과를 낳았다. 임진강의 비경은 수몰되고 이제는 없다. 조기 완공된 댐 주변은 막바지 정리 작업으로 다소 어수선하다. 2코스 트레킹을 완주하고 임진강 매운탕에 소주 한잔 걸치고 싶은 마음은 진작에 접어두는게 좋다.

/연천=강현숙기자 kang7891@itimes.co.kr



● 소요산·동두천역(1호선)↔전곡버스터미널
53번, 53-1번, 53-2번, 39번, 39-1번
● 전곡버스터미널(대양운수)→숭의전·백학
58번(약 25분 소요) 06:00, 10:30, 14:30, 17:30(총 4회 운행)
● 군남홍수조절지→군남삼거리·선곡리 마을회관 앞 선곡리 버스정류장→전곡버스터미널
55번(전곡터미널~연천역)
교통편 문의 031-832-2194








연천 2코스 명소 '허브빌리지'

지중해 휴양지를 연상케 하는 허브빌리지는 5만7천㎡(약 1만7천평) 규모로 국내 최대 허브 가든이다.

지난 2006년 개장한 허브빌리지는 전두환 전 대통령의 아들인 전재국씨가 운영한다고 해서 유명세를 탔다. 국내 최초 그림책 전문 미술관인 '네버랜드 뮤지엄', 허브찜찔방, 예식홀, 비누 양초, 아로마제품 등을 직접 만들 수 있는 체험 공간과 레스토랑 등이 마련돼 있다.

특히 '허브&버드가든'은 약 374평 규모의 유리 온실로 허브의 용도에 따라 약용허브가든, 지중해 허브가든, 셰익스피어가든 등 8개 정원으로 나눠져 있다. 100여 가지의 허브와 20여 가지의 난대수목으로 꾸며져 있어 여기가 한국이 맞다 싶은 정도다.

꼭 봐야 할 것 중 하나가 바로 세계에서 올리브 생산량이 가장 많은 스페인에서 직접 공수해온 올리브나무. 약 300년 된 것으로 국내 올리브 중 최고령을 자랑한다. 지중해의 전형적인 풍경을 만끽하기에 딱 좋다. 또 흑문조, 카나리아 등 30여 마리가 허브와 난대 식물들 사이에서 자유롭게 서식해 아이들 체험학습장으로도 제격이다.

찾아가기
주소: 경기도 연천군 왕징면 북삼리 222번지
전화: 031-833-5100
홈페이지: www.herbvillage.co.kr
입장료: 어른 6천원·어린이 4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