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장·야구장 등 태부족 … 타지역 원정도


동북아시아의 허브이자 국제도시를 표방하는 인천의 관문인 인천국제공항과 공항신도시에서 정작 이용할 수 있는 체육시설은 턱없이 부족해 주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는 지적이다.
 

   
▲ 중구 운서동 공항신도시 영마루 공원에서 주민들이 보도블럭이 깔린 공터에서 운동을 하고 있다.


해가 뉘엿뉘엿 저무는 저녁 인천시 중구 운서동 공항신도시 영마루공원 공터에 사람들이 하나 둘 모이기 시작한다. 이들은 지난달 초에 창단한 공항신도시 족구동호회원들. 30여 명의 회원들이 매일 저녁 공원에 모여 족구를 즐긴다.

그런데 이들은 왜 운동장이 아닌 딱딱한 보도블록이 깔린 공원 공터에 모여 폐타이어를 지지대 삼아 네트를 설치하는 걸까? 이유는 간단하다. 이들 동호회원들이 운동할만한 시설이 없기 때문이다.

공항신도시 족구동호회장 신철진 씨는 "회원들은 모두가 인천공항에 근무하는 사람들로 일이 끝나면 영마루공원에 모여 매일 족구를 즐기는데 공원내 보도블록이 깔린 간이 족구코트에서 운동을 하다보니 발목이나 무릎, 허리에 부상을 자주 입는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공원은 주민들의 휴식 공간이기도 해서 운동을 즐기는 사람과 보행자들이 충돌할 뻔하는 아찔한 순간도 있다"며 "체육시설 확충이 시급하며 대충 설치된 기존의 농구장, 족구장 등에도 우레탄 매트와 안전 펜스가 설치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인천국제공항은 공항서비스평가에서 5년 연속 최우수공항상을 수상한 세계적인 공항이다. 그리고 이곳 공항신도시에는 인천국제공항 상주직원과 관련 업체 직원 및 가족 등 주민 1만8천명이 거주하고 있다. 그러나 공항의 배후도시인 공항신도시의 주민을 위한 체육시설은 축구장 한곳이 전부이다.

공항신도시뿐만 아니라 공항 업무단지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현재 공항 업무단지 공항청사에는 물류, 유통, 항공과 관련한 수많은 업체들이 입주해 있고 상주하는 직원도 상당하다. 이곳에는 업체 상주 직원들이 20여개의 아마추어 동호회 야구팀을 만들어 매주 주말마다 신공항리그라는 야구경기를 갖는다.

그러나 업무단지의 공항청사에 야구장이 달랑 하나밖에 없어 야구장을 사용하기란 하늘에서 별 따기다. 대다수 야구팀들은 힘든 야간근무를 마치고 멀리 인천시내의 송도구장이나 부천시의 복사골 야구장까지 가서 운동을 하는 실정이다.

김범정(41·운서동) 씨는 "국제도시에 걸맞게 주민들과 공항 직원들을 위한 체육시설이 시급히 마련되어야 한다"며 "공항 직원들과 주민들이 건강한 여가 생활을 즐길 수 있어야 인천국제공항의 서비스 질과 만족도도 세계적인 수준으로 향상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상민 시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