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평사기'운동 …'강화 매화마름 군락지'보호 성공 사례도


 

   
 

"계양산을 보전하려면 현재까지 인천 시민 사회가 진행했던 비타협적인 운동의 연장 선상에서 시민 자산 만들기 운동을 병행해야 합니다. 그 운동이 국민신탁(내셔널트러스트) 운동이 될 수 있습니다."

한국의 국민 신탁 운동을 10년 동안 이끌고 있는 한국내셔널트러스트 김금호(38) 사무국장은 최근 인천을 자주 찾는다.

몇 해 동안 인천에서 난개발이 급격하게 증가하면서 계양산, 굴업도, 송도 갯벌이 개발 위협에 휩싸여 있기 때문이다.

한국내셔널트러스트는 2년 전 계양산, 송도 갯벌, 굴업도를 시민들이 꼭 지켜여할 자연 유산에 선정했다.
그 만큼 자연이 인천 뿐만 아니라 국내에서 귀중한 유산으로 평가받고 있는 것이다.

현재 김 국장은 계양산 한 평사기 운동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일반 주민이 소유한 계양산 골프장 예정지뿐만 아니라 계양산 전체 부지를 시민들이 직접 땅을 매입, 영구히 보전하자는 것이다.

김 국장은 "시민 모금을 통한 계양산 한 평사기 운동은 그동안 계양산 보호 운동에 접근이 어려웠던 시민들의 참여를 유도할 수 있다"며 "시민들의 계양산 보호 운동의 참여를 높일 수 있는 충분한 장점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무엇보다도 이러한 활동으로 계양산의 보전이 관철됐을 때 국가나 자치단체 또는 기업에게 귀속되는 게 아니라 내셔널트러스트운동 이념인 '시민적 소유'의 실현으로 귀결될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 국장은 그동안 무등산공유화 운동과 대지산 땅 한 평 사기 운동, 청주 원흥이 방죽 두꺼비 서식지 살리기 운동을 펼치기 위해 전국을 돌았다.

개발 위협으로부터 국민신탁 운동으로 꼭 지켜야할 자연 문화 유산이 있는 현장에는 꼭 그가 있었다. 전국을 돌며 국민신탁 운동을 펼친 그 였지만 인천과의 인연은 더욱 특별하다. 지난 2002년 한국내셔널트러스트 국민신탁 1호가 바로 인천 강화군 매화마름군락지이기 때문이다.

그는 "처음에는 논에서 서식하는 멸종위기종 매화마름 군락지를 보호하자고 농민들에게 말했다가 멱살도 많이 잡혔다"며 "하지만 논을 매입하고 주민들이 공동으로 논을 관리하면서 농민들도 이제는 매화마름 군락지를 알리는 전도사가 됐다"고 전했다.

최근에는 배를 타고 굴업도를 자주 간다. 국내 대기업이 천혜의 자연인 굴업도를 골프장으로 개발하는 모습을 그냥 두고 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김 국장은 "인천의 개발 속도는 너무나 빠르기 때문에 국민신탁 운동에 많은 어려움이 있다"며 "하지만 인천시민들이 굴업도, 송도갯벌, 계양산을 보호하려는 의지가 있기 때문에 꼭 국민신탁 운동이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형래기자 blog.itimes.co.kr/truey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