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화외성 대외항쟁사적지로 복원해야
지난 2003년 '강화외성'(江華外城)이 국가사적 제452호로 지정됐습니다. 제가 1981년부터 강화도 역사유적을 조사하기 시작한 이래 23년 만의 일이었습니다. 강화외성은 우리 역사상 가장 위대한 대외항전으로 기억되는 고려 강화정부(1232~1270)의 대표적 대몽항쟁 전적지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낱 섬의 제방이나 자동차도로로 사용돼 오면서 관심 밖에 있었던 게 사실입니다.
저는 2001년 4월 강화군 길상면 초지리 들판을 가로질러 난 제방도로를 자전거도로 만드는 공사현장에서 성곽으로 판단되는 석축구조물을 발견했습니다. 긴급히 지표조사를 실시한 결과 그 곳에서 벽돌로 쌓은 전축부분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어 그 해 12월에는 불온면 오두리 강화외성 구간의 강화전성(인천시 기념물20호)를 실측조사했지요. 그 결과 강화대교 북쪽지역인 강화읍 용정리 '강화군 위생처리장' 생활폐기물 소각처리시설 부근과 선원면 지산리 강화외성 만월포언에서도 벽돌을 잇달아 확인했습니다. 강화도 동부해안 북쪽 승천포에서부터 초지리까지 24㎞ 길이의 장성인 강화외성이 석축과 벽돌로 축조됐음을 확인한 것입니다.
강화외성은 고려 강화도성 시기 역사연구와 대몽항쟁사 연구는 물론 고려시기 대몽항쟁으로부터 조선조의 대청항쟁, 조선말기 프랑스·미국·일본 등과의 대외항쟁시에도 나라를 지켜왔던 성입니다. 현재 초지리 부근 외성은 자전거도로로 뒤덮였습니다. 이제부터라도 강화외성 위로 개설된 강화외성 구간의 순화도로나 자전거도로를 지금의 해안방파제 쪽으로 이전하고 새로운 보존계획이 마련돼야 합니다. 강화외성은 명실상부한 우리 나라의 대표적 대외항쟁사적지인 것입니다.
/이형구(선문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