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교육과 전셋값
학교 교육과 전셋값
  • 승인 2010.04.23 00:00
  • 수정 2010.04.22 21: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교육의 눈
판교신도시 '혁신학교' 부근의 전셋값이 다른 지역에 비해 최고 4천만원까지 껑충 뛰었다는 신문기사를 보고, 맹모삼천지교가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님을 실감했다. 그리고 조금 궁금하기도 했다. 왜냐면 학교교육 정상화의 모형으로 추진하는 혁신학교의 정신은 오늘날 교육을 통해 얻고자 하는 당장의 현실적 바람과는 거리가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사교육 특구라 불리는 강남, 목동 지역도 아닌 곳에서, 혁신학교 인근이라는 이유로 집값이 올랐다는 사실이 언짢지만은 않았다. 우선 제대로 된 교육을 받기 위해서는 좋은 교육환경이 필요하다는 공통된 생각, 덧붙여 교육만큼은 모든 것을 제쳐두고 우선 순위에 두는 학부모들의 교육열이 여전히 학교교육에 대한 기대로 모여지고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혁신학교는 학급당 학생수가 25명 안팎으로 제한되는, 그래서 거대학교·과밀학급으로 상징되는 경기도 교육의 여건상 실로 '혁신적'인 학교이다. 과목별 법정 수업시수를 준수하는 선에서 학교마다 특색있고 창의적인 교육과정을 운영할 수 있는 것도 특징이다. 작년 처음으로 13개 학교를 지정한 결과 공교육 정상화의 새로운 열쇠로 등장하게 되었다는 판단 아래 올해는 50개교, 장차 그 수를 늘려 2013년에는 전체 학교의 10% 수준인 200개 학교로 늘릴 계획도 발표했다. 그리고 혁신학교의 운영 모델을 전체 학교에 일반화시키겠다는 자신감도 보였다.

교사 입장에선 참으로 반가울 수밖에 없다. 교실에 학생수가 적으면 그만큼 수업에 드는 힘도 덜하거니와, 학생 한명 한명에게 제대로 된 관심과 노력을 투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저기서 교육문제를 질타하며 새로운 교육을 갈구하고, 학교교육의 변화를 주문한다. 얽히고 해묵은 교육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권이 바뀔 때마다 위원회를 구성하고, 거대한 약속과 수많은 정책을 쏟아냈다. 그럴 때마다 정작 교육의 3주체인 학생, 교사, 학부모는 어지럽다고 아우성이었다. 그러니 정책은 정책으로 겉돌고, 학교는 학교대로 몸살이라 함은 과장일까.

교육정책과 학교의 실천적 노력이 공교육 정상화를 주제로 융합돼야 한다고 말함은 오히려 새삼스럽다. 학습의 성패를 결정짓는 요인은 학습자의 학습동기, 흥미, 태도와 관련돼 있다. 교사는 학습자가 자발성을 가지고 능동적으로 학습에 전념할 수 있게 조건을 계획하고 마련해 주어야 한다. 따라서 문제의 관건은 교실에서 이루어지는 학생, 교사의 수업 상호작용의 형태이며, 여기서 진정한 학업 성취가 좌우되니 학교교육을 정상화시키고자 한다면 그 방향이 어디로 향해야 할지는 분명하다. 바로 학교와 교실이 제 모습을 갖추도록 정책역량이 모아져야 한다.

학교와 교실은 학생 스스로가 행동하고 참여하여 흥미와 호기심에 의해 지식을 생성하고 적용하는 사색가가 되고, 탐구자가 되게 해야 한다. 좋은 학교, 훌륭한 교사는 학생의 학습을 돕는 최선의 방법은 스스로 진실을 찾도록, 스스로 실천에 옮기도록, 함께하는 삶의 지혜를 일깨우도록 안내하는 것임을 잘 알고 있다. 세계화 시대 유력한 경쟁력이 건강한 시민정신에 기반한 창의성이라는 것에 의문을 달지 않는다면 이제 학교와 교실은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야 한다.

학교교육 정상화를 토론하기 위해, 학생을 중심에 두고, 교사, 학부모, 관계자들이 머리를 맞대 어떻게 하면 학교를 살리고 교실 수업을 제대로 이끌어 갈 것인가를 고민하는 공동체 활동이 필요하다. 더 나아가 '내 자녀만'의 교육이 아니라 '우리 후손들'을 위한 교육을 고민해야 한다.

어려웠던 역사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우리 교육은 양적 팽창을 거듭하며 놀라운 성장과 발전의 동력이었지만, 요즘에는 모두를 고민하게 하며 우려와 걱정의 대상이 되었다. 학생, 학부모, 교사 모두가 새로운 교육을 갈망하며 실천을 모색하고 있다. 그리고 그 답은 가장 보편적인 교육기관인 학교에서, 구체적으로는 학생-교사가 함께 만들어 가는 교실 수업에서 구해야 한다.
 
/장명환 경기 용인 대지고 교사

▲ 인천일보, INCHEONILBO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