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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워크아웃이 결정된 대우자동차판매(이하 대우자판)가 자산매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1조3천억원대에 이르는 송도도시개발부지 매각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와 함께 유동성 위기의 주범이던 건설부분이 대폭 축소되고 경영진 교체, 대규모 인력감축 등의 강력한 구조조정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 건설부문 확대하다 미분양 덫

지난 97년 한독종합건설과 합병하면서 만들어진 대우자판 건설부문은 건설업 진출 6년 만에 도급순위 885위에서 44위로 상승, 100대 건설사에 진입하면서 인천을 대표하는 건설사로 자리를 잡았다.

지난해 시공능력평가액 순위는 48위며 주택브랜드 '이안(iaan)'과 주상복합아파트용 '엑소디움'을 보유하고 있다.

전체 회사 매출에서 건설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22.2%로 지난해 매출액 5천959억원, 수주 8천360억원을 기록했고 전체 수주 잔고는 2조166억원이다.

하지만 2008년부터 시작된 전세계 금융위기로 유동성 위기가 찾아왔다.

지방에 건설 중인 아파트의 미분양이 이어지면서 심각한 자금부족 현상을 겪어온 것이다.

대우자판은 이를 현금유입이 확실한 자동차판매에서 충당해왔다.

하지만 이마저도 최근에 끊어졌다.

GM대우측이 자동차 위탁판매에 따른 차량대금을 제대로 입금하지 않는다며 독점 판매권을 일방적으로 해지한다고 통보했기 때문이다.

대우차판매 입장에선 그동안 누려왔던 독점권을 빼앗기게 된데다 GM대우 차량판매가 전체 매출의 30% 이상을 차지했던 만큼 타격은 상상이상이다.

쌍용차와 판매계약을 맺었지만 쌍용차도 유동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터라 원상복구는 불투명한 상태다.

현재 대우차판매의 차입금은 지난 2008년 말 7천725억원에서 지난해 말 1조4천460억원으로 늘어났다.

영업실적도 2008년 460억원 흑자에서 지난해 469억원 적자로 전환된 상태다.

▲ 경영진 교체 등 대규모 구조조정 불가피

워크아웃이 시작되면 대우자판에 대한 채무행사는 유예된다.

대신 채권단은 대우차판매에 대한 실사를 통해 경영정상화 방안 등의 기업개선 계획안을 작성하게 된다.

정상화 방안이 확정되면 채권단과 대우차판매에 경영관리단을 파견과 더불어 정상화에 필요한 신규 자금지원도 이뤄진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대우자판에 대한 대규모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일단 경영진 교체 등이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동호 대우자판 사장 거취문제가 관심사다.

현재까지는 이동호 사장이 대우자판의 경영을 책임져온 만큼 이번 워크아웃 결정을 계기로 자리에서 물러날 것으로 보고 있다.

자리를 옮길 것이라는 얘기도 흘러나오고 있으며 후임에는 관리 능력이 뛰어난 지건열 대우자판 상무(CFO)가 거론된다.

자동차 판매·건설·금융·송도개발 등의 사업영역도 상용차 부문에 집중돼 사실상 자동차 판매가 중심에 서고 건설부문이 보조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연히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도 불가피하다.

조직 통폐합 등을 거치면서 유휴인력에 대한 감원이 예상되며 규모는 워크아웃 확정 후에나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이다.

◆ 대우자판 희망, 송도개발부지

위기극복을 위해서는 자산매각도 불가피하다.

현재 우리캐피탈과 서울경매장, 상암동 건물, 양재동 물류센터 및 송도개발부지 시공권 등에 대한 매각얘기가 나오고 있다.

이 중에서도 송도개발부지가 위기극복의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대우자판이 소유하고 있는 인천 연수구 동춘동 일대 53만8천600㎡(약 16만 평)의 땅 값은 최대 1조3천억원 가량으로 추정되고 있다.

대우자판은 이 부지에 3천800여 가구 규모의 주상복합건물과 쇼핑몰·문화시설·학교 등이 들어서는 대규모 주거복합단지를 조성할 계획이었다.

오는 9월 착공과 동시에 주택 분양에 나서 2013년 완공할 예정이었다.

알짜배기 땅인 만큼 워크아웃 졸업을 위해서는 송도개발부지 매각이 불가피하다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대우자판은 송도 부지 매각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대우자판은 송도개발을 위해 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PFV) '송도파인시티'를 설립하고 롯데건설, 대우건설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조만간 포스코건설, 두산건설, 현대건설 등과 양해각서를 맺을 예정이다.

대우자판 관계자는 "송도 부지 매각설은 사실과 다르다"며 "정상적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추후에 채권단과 협의해 시공권을 매각하는 방식은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시공권을 매각해 6천억~7천억원의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또 시공권을 팔더라도 시행 이익을 챙길 수 있다.

하지만 넘어야 할 산도 많다.

가장 먼저 송도개발부지의 경우 지역사회에서 특혜논란으로 10년 넘게 사업이 지지부진했지만 최근 들어 사업에 급물살을 타고 있다.

하지만 인천시의 협조가 없을 경우 이마저도 예측하기 어렵다.

인천시가 송도부지 개발 조건으로 인근 부지에 우선 테마파크 건립을 조건으로 내걸었기 때문이다.

주상복합 건설을 위한 자금조달도 쉽지 않은 상황에서 테마파크 건립을 위한 자금조달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 관련업계의 분석이다.


인천시가 어떤 선택을 할지 관심사다. /남창섭기자 (블로그)csn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