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2대 도시 오사카의 시립대학에는 창조도시대학원이 있다. 창조도시라는 개념을 세계 최초로 학문적으로 정립한 사사키·마사유키 교수가 아·태 도시정상회의에 초청 연사로 지난주 인천에 왔다. 도시전문학자 답게 사사키 교수는 도시정상회의가 열리고 있던 송도신도시에만 머물지 않고 구도심 지역의 역사문화의 거리도 꼼꼼하게 둘러보았다.
주거용 아파트가 대부분 들어서 있으면서 주상복합고층건물이 신축 중에 있는 송도신도시에 대해서 그는 외교적인 언사를 구사하면서 비판적인 전망을 마다하지 않았다. 10여년 전 오사카에서는 월드트레이드센터라는 고층건물을 지었지만 입주하는 기업이 없어서 시행회사가 파산했다는 예를 들면서 '빌딩을 높이 세우는 경쟁에 뛰어든 도시 중에는 성공하는 곳보다 실패하는 곳이 많을 것'이라고 예언했다.
1970년 많은 예산을 투입해 엑스포를 개최한 오사카는 그 후 시장들이 양적인 성장만을 추구하다가 재정위기를 맞았다면서 '글로벌 도시를 지향하기 보다는 네크워킹을 강화한 창조적 도시가 바람직하다'고도 했다.
그는 구도심에 있는 자유공원, 내항, 역사문화의 거리를 비롯해 정식 개관을 앞두고 있는 아트플랫폼 등을 둘러본 후 인천이 지니고 있는 이같은 역사문화자원이 창조도시에 이르는 힘의 원천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역사문화유산을 어설프게 복원하는 것도 문제지만 남아있는 도시의 기억을 지우는 것도 안 될 일이라고도 했다.
아·태지역의 도시 대표와 전문가들이 모처럼 많이 모인 자리에서 송도신도시의 장밋빛 미래보다는 구도심을 창조도시의 기반으로 삼아야한다는 사사키 교수의 지적은 인천을 위해 시의적절하고 소중한 조언이었다.
 
/아시아올림픽평의회 부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