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내항이 바라다 보이는 곳(중구 송학동)에서 선대 때부터 살고 있는 필자는 아침 저녁 항구쪽만 바라다보면 항상 답답한 마음이 든다. 고철하역이 옮겨간 후부터는 수십년 만에 쇳가루 분진 피해에서 벗어나기는 했지만, 이제는 개발이라는 미명으로 항구 앞에 들어서는 고층건물들에 신경이 쓰인다.

그동안 중앙정부는 물론 지방정부까지도 개발을 앞세워 시민생활의 질을 높이기보다는 업자의 개발 이익을 챙기려는데 관심을 보여왔기 때문이다. 역사(驛舍)를 개발한다면서 유통업자들에게 도심 상권을 넘겨주고 철도이용객들의 공간은 10% 확보하는데 그치고 학교나 공공부지에 아파트단지를 만드는 것은 개발이라기보다 '개악'이라고 불러야 마땅했다.

인천의 정체성을 확보하고 항구도시로써의 면모를 제대로 갖추기 위해선 내항재개발사업의 방향과 내용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이같은 측면에서 인천일보가 내항의 미래에 대해 각계 각층의 견해를 연속해서 오피니언면에 게재하고 있는 것은 인천 미래를 위해서 바람직한 일이다.
필자에 따라서 견해와 입장은 달랐지만 모두가 내항이 제대로 된 친수공간화 되어야 한다는 데는 같은 의견이었다.

그동안 좋은 견해를 밝혀준 김송원(인천 경실련), 윤상원(인천시청), 남흥우(인천항사랑모임), 연영진(국토해양부), 최근식(내항살리기대책위)씨 등에게 인천시민과 함께 고마움을 표하면서 모든 분들이 멋진 인천항의 미래에 동참했으면 한다.

인천일보에서도 장기적 계획과 글로벌 마인드가 필요하고 개발이익을 챙기기보다 제대로 된 인천항의 미래를 위해서 각계 전문가(외국 전문가 포함)와 시민사회가 함께하는 조직을 만들고 심층 취재와 특집을 계속했으면 한다. 이것이야말로 21세기 지역언론이 해야 될 일이고 사명이라는 생각이 든다.

/아시아올림픽평의회부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