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에서 신문사 특파원으로 근무하던 70년대 초로 기억된다. 문화성으로부터 중요한 기자회견이 있다는 연락을 받고 나가보니 퐁피두 미술관 설계 당선 발표를 하는 자리였다. 당시 알랭·듀아멜 문화장관은 프랑스 정부가 현대 미술의 상징으로 건립을 추진하는 퐁피두 미술관 설계 당선자는 이탈리아 건축가 작품으로 결정되었다고 발표하고 있었다.

오늘날 루브르 박물관 정원에 있는 피라미드형 건축물은 중국계 미국 건축가 페이의 작품이다. 프랑스가 문화·예술의 나라로 공인받고 있는 것은 문화쇄국주의에서 일찌감치 벗어나 재능 있는 사람들을 세계도처에서 찾아내고 그 문호를 개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천 내항의 재개발은 우선 기본 계획(마스터플랜)부터 국제 콩쿠르를 거쳐서 입안되었으면 한다. 세계 각국의 주요 항구에 재개발을 성공적으로 입안한 두뇌들이 대한민국 근대화의 관문이었던 인천항을 시민들의 친수공간으로 돌려주면서 지난 60여년 동안 공해와 상대적 박탈감에 시달렸던 지역민들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방향이 되어야 하겠다.

이 같은 마스터플랜이 입안된다면 구도심 재개발과 매력 있는 도시 인천이 되살아날 수 있을 것이다. 시민들에게 친수 문화공간을 제공한다는 명분을 내세우고 또다시 관청과 부동산업자(건설회사)들이 개발이익을 챙기기 위해 인천 내항개발을 기획하고 집행하는 일이 없어야 하겠다.

경인전철 주변 역세권 재개발 계획에 해당 주민들이 집단적으로 반대하고 있는 이유가 개발이라는 미명(美名)으로 재산권을 침해하고 업자들의 이익이 우선되는 관행 때문이다. 중앙정부(국토해양부)가 주도하고 있는 듯한 인천 내항 재개발 사업이야말로 시민과 시청의 제대로 된 역할로 우선 국제 콩쿠르를 통해 기본 계획부터 마련했으면 한다.
 
/아시아올림픽평의회 부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