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석의 지구촌
인천문화재단이 추진하고 있는 '한국근대문학 박물관'의 총체적 기획이 눈길을 끈다. 재단측은 2010년도에 박물관을 개관할 계획으로 각종 자료들을 광범위하게 수집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인천문화재단에서는 이미 국내문학과 관련된 2만점 이상의 서적과 문서 및 원고들을 확보했고 이중에는 '보물급' 자료들도 여러가지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재단측은 또한 인천 관련 문인들의 자료수집에도 초점을 맞추어 최근에는 '보리피리'로 잘 알려진 한하운 관련자료 211점을 10억원 이상에 구입했다고 한다.
함경남도 출신의 한하운은 1950년 부평의 나환자 정착촌인 '성계원'을 설립하여 인천과 인연을 맺고 세상을 떠날 때까지 인천을 주심으로 작품활동과 사회사업에 몰두했다.
인천문화재단은 우리나라의 근대문학 관련 전시관이 없다는 점에 착안하여 인천에 근대문학 박물관 설립을 추진해 왔다. 인천은 일제강점기에는 물론 해방 전후와 한국전쟁 당시에 이어서 60~70년대에도 문학활동이 활발했던 중심 도시였다는 점에서 문화재단의 발상은 평가받을 만하다.
요즈음 인천에서는 물론 전국 각지에서 우후죽순 격으로 생겨나는 박물관이나 미술관을 보면 우선 건물부터 짓고 보자는 앞뒤가 뒤바뀐 현상을 자주 보게 된다.
건물을 지은 다음에는 적당한 인공적 전시기법을 동원하여 영상과 패널 등을 나열하여 공간을 채우는 경우가 흔하다.
미술관이나 박물관을 인공적으로 제조하는 풍조가 우리나라의 문화수준을 격하시키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시점에서 인천문화재단의 지속적인 전시물 수집과 인천문인들의 자료발굴은 고무적인 일이다.
개관을 서둘기보다는 더많은 자료를 수집하여 알찬 박물관을 만드는 본보기를 보여주었으면 좋겠다.
 
/아시아올림픽평의회 부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