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역 약학대학 설립과 관련, 지역에 기반을 둔 대학들이 약학대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연세대가 언더우드 국제대학 송도캠퍼스 이전을 계기삼아 약학대 설립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지역 대학들은 약학대학이 반드시 지역대학에 배속돼야 마땅하고 타 지역에 기반을 둔 대학이 분교 이전을 명분으로 약학대를 세운다는 것은 상식을 벗어난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럼에도 인천시가 최근 약학대학 설립을 지역의 관점 대신 경쟁력을 약대 유치의 기준으로 삼고 있다는 취지가 언론을 통해 보도돼 큰 파장이 일고 있다. 정부는 지난달 초 인천지역 50명을 비롯해 전국에 390명의 약학대 입학정원을 증원해 오는 2011학년도부터 약학대학을 개교한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이에 지역대학들은 약학대학 설립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송도로 이전하는 연세대가 약학대를 설립하겠다며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지역대학들이 약학대학이 자칫 타지역 대학으로 넘어갈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현재 지역대학 중 약학대학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대학은 인천대와 인하대, 가천의과학대 등 3개교다. 현재 인천의 보건의료 수준은 약사 인력만 놓고 볼 때 전국 13위, 광역시 중에는 5위로 바닥권이어서 약학대 설립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약학대학이 없는 인천 등에 약학대학 설립 입장을 표명하자 지역대학들은 약학대학 설립을 위해 종합적으로 검토하거나 설립신청을 준비해 왔다. 그런데 느닷없이 연세대가 송도캠퍼스에 약학대학 설립 입장을 밝히는가 하면 인천시도 지역의 관점 대신 대학의 경쟁력을 약대유치의 기준으로 삼겠다는 취지를 언론에 흘려 대학 간 내분만 일으킨 꼴이다. 이렇게 놓고 봤을 때 대학 간 약학대학 설립 경쟁이 더 치열해 질 것은 뻔하다. 약학대학 설립은 대학마다 자존심을 건 문제이기 때문이다.

인천시의회 박창규 의원은 의회 차원의 첫 공식 입장을 내놓고 인천의 약학대 설립은 지역대학이 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지역정서를 고려해 합리적인 결정을 내렸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