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구도시 인천은 바다의 도시이기도 하지만 바다와는 격리된 도시이기도 하다. 특히 내항이 위치하고 있는 구도심부는 철조망 등으로 바다와는 완전히 차단된 채 각종 화물 트럭들이 질주하는 살풍경만을 연출하고 있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제아무리 구도심 재생 사업을 논해본 들, 내항의 기능을 여객선 위주로 전환시키고 원료화물 처리를 북항과 남항으로 이전시켜서 시민들이 접근할 수 있는 친수공간으로 만들지 않는 한 구도심 재생은 요원하다.

세계 어느 도시 어느 항구가 도심부에 철조망을 쳐놓고 바다와 시민을 격리해 놓는 곳이 있는가. 인천시 당국과 항만 관계자들은 개발독재시대의 발상에서 벗어나 바다를 시민들에게 돌려줌으로써 구도심을 활성화시키고 시민생활의 질을 향상시키는 친수공간 확보정책을 펴야 할 것이다.

인천광역시 하천살리기 추진단은 2002년부터 시내 31개의 하천 중에서 장수천, 굴포천, 나진포천, 승기천, 공촌천 등 5개 하천의 총 24.35㎞를 원형 복원하여 맑은 물이 흐르는 생태 하천으로 복원시켰다. 바다에 임하고 있는 인천에서 이들 하천의 존재와 기능은 다른 도시와는 다를 수밖에 없었지만 지난 7년간에 걸친 인천시의 노력은 크게 평가받아 마땅하다.

몇주 전 남동구 구월동에서 개관된 시립미추홀도서관 개관행사에 참석했다가 복원사업이 마무리 단계에 있는 승기천 일대를 산책하면서 모처럼 인천시민의 한사람으로서 자부심을 느꼈다. 오염과 악취의 대명사였던 승기천이 새 모습으로 탈바꿈하고 있었고 머지않아 각종 물고기와 조류들이 찾아들 것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행복감을 느낄 수 있었다. 시 당국은 복원사업에만 그치지 말고 이들 하천을 계속 깨끗한 물이 흐르도록 유지하고 관리하는데도 지속적인 노력을 했으면 한다.

/아시아올림픽평의회 부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