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 일본의 거점도시 오카야마(岡山)시의 현립(縣立)미술관에서 6월5일부터 이달 12일까지 열린 '조선왕조의 회화'라는 제목의 전시회는 한일 두 나라의 미술사학자들이 대거 참여하여 기획된 뜻있는 전시회였다. '宗達(소다쓰) 大雅(다이가) 若沖(자쿠추)도 배운 이웃나라의 美'라는 전시회의 부제(副題)가 보여주듯 일본의 대표적인 화가들의 작품이 조선화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는 것을 학술적으로 규명하고 한일 두 나라 화가의 작품을 함께 전시함으로써 일목 요연하게 보여주고 있었다.
326점에 달하는 방대한 두 나라의 회화를 집대성하여 구성된 이번 전시회는 일본측의 주도로 기획되었다. 근년 들어 한류의 영향으로 드라마와 대중음악 뿐 아니라 한국음식과 복장에까지 관심을 갖는 일본인들이 늘어남에 따라 한류의 본류를 찾아보기 위해 과거 두 나라 사이의 미술교류에 초점을 맞추었다는 게 주최측의 설명이었다. 전시된 작품들은 한국과 일본의 국공립 미술·박물관 뿐 아니라 개인 소장가들의 출품도 많이 눈에 띄었는데 대규모 전시회를 준비하면서 백여군데가 넘는 소장가들로부터 작품을 대여받은 진지한 노력 또한 돋보였다. 이번 전시회의 커미셔너로 참여한 홍선표 이화여대 미술사학과 교수는 "조선통신사를 통해서 2세기 동안 일본에 남게 된 회화는 5천여 점이 넘는 방대한 분량이었고 3백여점에 달하는 일본화도 조선에 유입되었다"고 전시회 도록에 쓰고 있다. 오카야마에서 뿐 아니라 도치키, 시즈오카, 센다이 현립미술관에서 순회 전시된 이번 전시회를 통해서 많은 일본인들이 한국과의 예술 교류를 작품을 통해서 확인하였을 것이다. 한일 두 나라 사이의 우호와 친선은 과거와 현재의 문화교류를 통해서 자연스럽게 증진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시아올림픽평의회 부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