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배주의 젖었던 시민·공무원 '주인의식' 무장 큰 보람

시 재정파탄 주장 말도 안돼 … 실제라면 보고만 있겠나

인천공항 배후단지·송도 개발 완료땐 일자리 쏟아질것


인천일보 창간 21돌을 맞아 최근 취임 4년차에 접어든 안상수 인천시장을 만났다. 임기를 1년 남기고 주요 현안에 대한 분석과 구상을 들어봤다. 지역언론의 현주소에 대한 솔직한 얘기도 있었다. 안시장은 올해를 기점으로 인천이 비약적으로 발전하리라며 포부를 전했다.

▲ 초선을 합하면 취임 7년째다. 그동안 가장 큰 변화를 어디에서 느끼나.
- 시민들의 눈빛이 바뀌었다. 예전엔 패배의식 비슷한 생각이 인천 시민들의 마음에 은연 중에 배어 있었다. 처음 취임한 2002년 당시만 해도 그런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그런데 지금은 180도 달라졌다. 인천이 뭔가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주인의식이 자리를 잡았다.

시 공무원들도 바뀌었다. 인천의 변화를 자기 손으로 만든다는 자부심이 대단하다. 이런 점이 가장 큰 보람이다.

▲ 최근엔 시 재정을 두고 이런저런 지적이 있었다. 어떻게 보나.
- 재정 부분을 얘기하자면 속상한게 많다. 시를 걱정하는 마음이야 충분히 이해하고 당연히 받아들여야 한다. 하지만 정확하지 않은 근거로 시 재정이 머지않아 파탄날 것이란 주장을 하는 건 맞지 않다.

예를 들어 보겠다. 송도국제도시에 인천 첫 컨벤션센터인 송도컨벤시아가 지난해 문을 열었다. 첨단시설과 앞선 디자인을 적용하다보니 1천700억원이란 큰 돈이 들었다. 그런데 이 돈은 모두 민간개발사업자가 댄 것이다. 시가 들인 돈은 하나도 없다. 송도국제도시개발유한회사(NSIC)가 아파트 분양수익으로 건물을 지어 시에 무상으로 기부했다.

송도컨벤시아 옆 중앙공원도 마찬가지다. 조성비 3천억원을 NSIC가 부담했다. 준공되면 역시 시에 기부한다. 인천 최고의 공원을 만드는데 시 예산은 들어간 게 없다.

시 재정이 파탄나면 시장이나 시 공무원들이 더 좌불안석이다. 아직은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 송도의 발전과는 달리 구도심 지역은 상대적 박탈감도 없지 않다.
- 겉으로는 송도를 중심으로 인천경제자유구역이 훨씬 앞서가는 게 맞다. 하지만 내막을 살펴보면 그렇지만은 않다.

시 예산은 대부분 구도심의 경제·문화·환경·복지 등의 분야에 투입된다. 경제자유구역은 매립한 땅을 팔아 얻는 자금이 사실상 유일한 수입원이다. 경제자유구역이 나날이 변모하고 있지만 시가 시민세금을 써서 사업하는게 아니다.

구도심에 사는 시민들이 상대적 박탈감을 느낀다는 것은 일면 맞는 얘기이지만 다소 과장된 표현이다.
인천경제자유구역 개발 시작한지 7년째다. 앞으로 경제적 효과가 구도심으로 퍼지고 확산될 것이다. 그러려고 경제자유구역 지정한 거다.

다만 구도심 개발에서 아직 부족한 부분이 있긴 하다. 민간이 주도하는 재건축·재개발 구역이 구도심 전역에 지정됐지만 주민 간 이견과 자금부족으로 추진이 잘 안되고 있다. 이미 오래됐다.

그래서 공기업인 인천도시개발공사를 민간개발에 적극적으로 참여시키로 했다. 도개공이 뛰어들면 민간의 뜻을 존중하되 공공시설 확보 등 쾌적한 도시환경에 개발사업이 기여하도록 할 생각이다.

▲ 베드타운만 인천을 가득 채우고 있다. 일자리에 대한 로드맵은 뭔가.
- 아직 인천시가 추진 중인 각종 사업에 따른 일자리 창출효과가 눈에 보이지 않는게 사실이다. 하지만 머지 않아 굉장히 많은 일자리가 생긴다. 갖가지 개발사업이 건물만 짓다가 끝나는 것 아니냐고 하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

몇 가지만 예를 들어보자. 2015년이면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6천만명 이상의 내·외국인이 인천으로 오고 해외로 나간다. 이들이 인천에 몇 시간 며칠 만 있다가도 그들을 상대할 무수한 일자리가 필요하다.
그들을 흡수하기 위해 영종도 밀라노 디자인시티를 비롯해 컨벤션센터, 쇼핑센터, 레저단지 등등이 만들어지고 있다.

송도국제도시에서도 앞으로 많은 일자리가 생길 것이다.

현재 공사 중인 사이언스 밸리가 완성되면 수 백 수 천개의 벤쳐가 일어나게 할 생각이다. 주변에 자리한 연세대를 비롯해 국내·외 주요대학 캠퍼스에는 수 천명의 학부·대학원생, 연구원이 들어온다. 학술과 산업 부문이 만나면서 수많은 '양질'의 일자리가 만들어질 것이다. 이들이 먹고 마시고 소비하는 대규모 상업구역이 조성되면 거기에도 일자리가 필요하다.

전통적인 제조업은 어쩔 수 없이 비중이 줄 수 밖에 없다. 언제까지 공장에 일자리를 기댈 수는 없다. 점차 새로운 형태의 일자리를 만들어 가겠다는 것이다.

▲ 인천일보 창간 21년이 됐다. 갈수록 지역신문에게 더 많은 책임과 역할이 요구되고 있다. 지역신문에 주문이 있다면.
- 최근 인천을 다룬 언론보도가 아쉬울 때가 있다. 시가 잘 못할 수 있다. 제대로 못하면 서슴없이 비판해야 한다. 그게 언론의 사명이다. 그런데 가끔은 잘 되고 있는 일을 잘 안되고 있다고 쓰는 보도가 난다. 사실관계가 안 그런데 해석에 의해 기사가 나고 독자들에게 전달된다. 한 번 그리 나가면 끝이다. 시민들은 그런 줄 안다. 그럴 때 가장 속상하다.

시도 더 노력할 부분이 많지만 지역언론도 더 정확하고 날카롭게 펜을 들어주길 바란다.

대안도 중요하다. 새로운 아이디어와 대안제시는 정치인이나 언론이 해줘야 할 몫이다. 사회가 어디로 가야 옳은지에 대해 끊임없이 길을 모색해달라. 창간 21년을 진심으로 축하드린다.

/대담 = 백종환 정치부장·김칭우 차장

/정리= 노승환기자(블로그)todif77
/사진=박영권기자(블로그)py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