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에서 유치원(박문)과 초등학교(창영)에 다닐 때 세발자전거와 일반자전거를 탔던 필자는 오늘날에도 자전거에 대해 남다른 애착이 있다. 파리에서 언론사 특파원으로 근무할 때에는 간혹 자전거를 빌려 타고 교외지역에 나가서 피크닉을 즐기던 기억도 새롭다.
자전거와 얽힌 수많은 사연 때문인지 오늘날에도 자전거를 많이 타고 다니는 나라에 가면 정다운 느낌을 받는다. 일본의 대도시 외곽지대 역(驛)에는 수백대의 자전거를 세워두는 주차장이 있다.
기차 출퇴근을 하는 사람들이 집에서 역까지 타고 와서 보관해 놓은 수많은 자전거를 보면 강한 일본을 실감하게 된다.
유럽의 여러 나라들도 마찬가지다. 네덜란드 사람들의 자전거 애용은 세계적으로 잘 알려져 있지만 프랑스인들도 자전거를 좋아한다.
파리시에서는 임대 자전거 시스템을 도입하여 시내 곳곳에 자전거를 준비해놓고 시민들과 관광객들이 싸고 편리하게 항시 이용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자전거가 많이 다니는 도시들을 보면 도시 설계자들이 자전거 이용자들을 위해 세심한 배려를 하고 있다는 것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이런 도시와 나라들일수록 에너지 절약과 친환경정책으로 시민들의 삶과 건강에 크게 기여하려는 의지가 확연히 보이는 것이다.
녹색성장이라는 다분히 정치적인 중앙정부의 시책과 환경도시를 지향하는 지방정부의 의욕으로 자전거 타기운동이 서울과 인천에서 동시에 벌어지고 있다. 그러나 자전거를 제대로 보급하기 위해선 도시 도로망을 개편하고 세심하게 시공하지 않으면 안된다. 시민들이 제대로 걸어 다닐 수 있는 인도조차 제대로 갖추지 못한 형편에 자전거 보급운동은 자칫 교통사고 다발로 이어지기 십상이다. 멋내기 전에 자신의 주제를 먼저 알아야 하겠다. /아시아올림픽평의회 부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