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황오리 전문점 부원농원
경제 한파로 유난히 가벼워진 주머니. 기온마저 영하대로 곤두박질 치며 냉기가 집안을 휩쓰는 세밑. 성탄절과 연말이지만 가족과 함께 근사한 레스토랑에서 성찬을 즐길 여유가 없다. 하지만 얼어붙은 몸과 마음을 녹이고 가족 간 정을 나누면서 활기찬 일상을 되찾고 싶다.
이런 가족이 있다면 유황오리 요리를 1순위로 추천하고픈 계절이다.


▲유황오리는 서민의 일품요리

유황오리는 말 그대로 유황을 먹여 사육한 오리다.

유황은 사람 몸에 나쁜데 유황오리는 몸에 좋다며 앞다퉈 시식한다. 허약체질 개선, 체력 강화, 산후 조리, 식욕 부진 개선 등에 좋다고 정평이 나 있기 때문이다.

유황오리는 몸 안에 쌓인 유해독을 풀어준다. 오리 자체가 독한 유황을 해독시키는 해독력을 갖고 있다. 뼈, 간, 뇌수에서 해독물질이 생성돼 강력한 해독제로 알려지고 있다.

유황의 양기와 오리의 물기가 조화를 이뤄 보양 효과가 있다는 점도 정설로 굳어져 있다.

오리 고기는 소금과 염분이 강해 항생제와 소염제 구실을 해 줘 암 치료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유황오리를 먹으면 체질이 개선되고 몸의 병증이 호전돼 가는 여러 가지 현상이 나타난다고 한다.

유황오리는 부드럽고 연해 고소한 미각을 느끼도록 해 주지만 오리 특유의 냄새가 전혀 나지 않고 생구이를 먹을 땐 껍질맛이 뛰어나다.

일반오리가 질기고 느끼한 맛을 주는 것과 대조적이어서 민간요법에선 각종 암 치료나 약재로도 각광 받고 있다.


▲유황오리 전문요리 고집하는 부원농원


인천시 남동구 장수동 인천대공원 정문 맞은편 수현향토음식마을에 터 잡은 부원농원은 지난 1997년 이후 11년 동안 유황오리 요리 전문점을 고집해 오고 있다.

유황오리 한방백숙과 양념불고기 두 가지 음식이 특기 종목. 경북과 전남의 공기 좋은 자연에서 사육한 유황오리만을 골라 조리한다.

유황오리 한방백숙은 '한약재의 백화점'이나 다름 없다. 가마솥에서 푹 다린 육수에 유황오리를 넣고 여기에 인삼, 마늘, 황기, 양파, 생강, 감초, 은행, 대추, 구기자 등 갖은 재료를 넣는다.

마지막으로 육질을 부드럽게 해 주는 엄나무와 월계수를 넣고 그 위에 30~40가닥의 부추를 얹은 뒤 설설 끓이면 진미가 따로 없다.

한방백숙에 들어가는 한약재와 야채 종류만 무려 20여 가지.

유황오리 양념불고기 역시 진한 붉은색 고추장으로 대표되는 최종 작품으로 식탁에 차려지기까지 온갖 재료가 버무려지고 섞여 감칠맛을 돋운다.

불고기를 다 먹고 난 뒤, 따로 남겨 둔 유황오리 뼈로 얼큰한 국물을 우려 내 만든 뼈탕에 밥 한 술을 말아 어머니 손맛으로 담근 부원농원의 백김치와 함께 먹으면 산해진미를 섭렵한 듯한 포만감을 느낄 수 있다.

특히 부원농원은 마당 한켠의 텃발 1980㎡에서 직접 재배한 친환경 야채를 맛보기와 음식재료로 사용하고 있어 믿음직 하다.

부추, 상추, 오리, 고추, 깻잎, 감자, 고구마, 순무 등을 농약 없이 재배해 푸짐하게 손님상에 내놓는다. 남동농협과 농촌사랑범국민운동본부가 '원산지 자율표시 음식점'으로 지정해 놨을 정도다.

부원농원이 자랑하는 상차림으론 이밖에 토종닭과 보양식도 있다.

유황오리 한방백숙은 충분한 요리시간이 필요해 적어도 한 시간 전에 예약(032-465-3355)해 두면 좋다. 단체회식 손님들에겐 승합차량이 제공된다.
 
/글=윤관옥·사진=정선식기자 (블로그)okyun



인터뷰/ 부원농원대표 이용민·양금자부부

"맛깔스런 맛 내기 새벽부터 분주"

"손님들이 맛있게 음식을 드시는 모습만 바라봐도 행복해지는 걸요…."

부원농원 대표는 두 사람이다. 이용민(50)·양금자(48) 부부가 그 주인공이다.

남편 이 씨는 장수동 수현 향토음식마을 토박이다. 인천만수초교, 선인중, 대헌공고를 나온 뒤 부모님 뜻을 이어받아 이 곳에서 농사와 함께 유황오리 요리점을 시작했다.

아내 양 씨는 원래 고양시가 고향이지만 이 씨와 백년가약을 맺은 뒤 지금은 수현 향토음식마을의 붙박이 주부가 됐다.

음식 솜씨가 뛰어나다는 주변의 칭찬에 힘을 얻어 정식 조리사 자격증을 따고 본격적인 요리의 길로 나섰다.
부부가 부원농원을 처음 문 연 것은 국제통화기금(IMF) 체제로 우리 경제가 매우 어려웠던 지난 1997년.

멀쩡하던 대기업이 쓰러지던 시기였지만 '맛'과 '친절'로 승부하겠다며 전혀 생경한 음식업계에 뛰어든 부부에겐 오히려 새로운 도약의 계기가 됐다.

맛깔스런 음식맛을 내기 위해 모두가 잠든 새벽에 음식을 조리하고 가마솥에 불을 지피기 일쑤였다.
틈만 나면 동종의 다른 음식점을 방문해 부원농원의 맛과 비교하고 부족한 점을 채우기 위한 노력에 최선을 다했다고 한다.

남편 이용민 대표는 "실의에 빠진 이들에게 힘과 용기를 불어넣어 줄 수 있도록 더욱 맛있고 영양 만점인 음식을 내놓겠다"고 다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