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7회 인천시 초중고교 대항 역전 경주대회
9 15 인천상륙작전기념 제27회 인천시 초 중 고교 대항 역전마라톤대 회가 18일 강화군 역사박물관 앞에서 개최된 가운데 각 학교를 대표해 제1구간 주자가 출발 신호에 맞춰 첫 발을 내딛고 있다. /박영권기자 (블로그)pyk
동료들의 땀이 밴 어깨끈. 어깨에 걸쳐진 이 끈에 학교와 동료들의 꿈이 녹아 있다.

인천의 육상 꿈나무들의 큰 잔치 '제27회 인천시 초·중·고교 대항 역전경주대회'가 18일 오전 11시 강화역사박물관에서 스타트를 끊었다. 이 대회는 시 육상경기연맹이 주최하고 인천일보가 주관해 마련됐다. 지난 2004년까지 연수구 인천상륙작전기념관 인근에서 대회가 치러졌지만 각종 악재들과 강화도 청정지역에서 선수들이 마음껏 기량을 뽐낼 수 있다는 기대감에 강화도로 장소를 옮겼다.

올해 지역에서 열리는 마지막 중장거리 육상대회인 이 대회에 지역의 육상 미래를 짊어진 유소년 47명이 출사표를 던졌다. 각 학교별로 약산초 9명을 비롯해 인천남중 7명, 동암중 5명과 동인천여중 6명, 대인고 10명, 대헌공고 10명 등이 참가 신청서를 냈다.

대회 규칙은 여느 육상경기대회와 사뭇 다르다.

바통으로 각 구간별 선수들을 잇는 것이 아닌 어깨끈으로 연결돼 있다. 초등·여중부는 6개 구간 남중·남고부는 5개 구간으로 나눠 릴레이 경기를 펼친다.

초등·여중부는 강화역사관에서 용진 버스대기소의 2.5㎞을 시작으로 제2구간(3.4㎞), 제3구간(2.5㎞), 제4구간(2.6㎞), 제5구간(3.5㎞)을 거쳐 다시 강화역사관으로 되돌아오는 마지막 제6구간(3.5㎞)로 구성된다. 또 남중·고등부는 강화역사관을 첫 구간(3.5㎞)으로 제2구간(3.5㎞), 제3구간(2.9㎞), 제4구간(4.3㎞), 제5구간(3.8㎞)이다.

30도를 웃도는 늦더위가 아스팔트를 더욱 찜통으로 만들어 달리는 데 힘겨울 것으로 예상했지만 선수들의 표정은 진지하다. 이번 대회가 올해 육상 꿈나무들의 마지막 관문인 만큼 미래의 인천 육상의 현주소를 내다볼 수 있어 대회 관계자들은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다. 찌는 날씨에 선수들의 건강과 강화경찰서의 교통 통제 등 우려되는 것들이 헤아릴 수 없지만 예년 대회와 달리 선수들의 기량이 나날이 좋아지고 있다는 경기 결과를 나왔다. 더구나 지난 6월 광주에서 열린 제37회 전국소년체육대회에 앞서 치른 지역 예선을 비롯해 이 대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베이징 올림픽 견학 기회를 갖은 초등부 김연아(6년·약산초)를 비롯해 여중부의 기대주 박서윤(2년·동인천여중) 등이 선전하며 미래 인천의 육상을 더욱 밝게 했다.

이 대회에서 가장 어린 나이에도 불구 1구간을 10분46초로 돌파한 배진영(약산초·4년)은 "육상 경력이 1년도 안돼 레이스에 다소 어려움이 있었지만 동료들과 함께 한다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이 대회에 참가한 선수들은 제2, 제5구간이 오르막이 많고, 무더위 등의 어려움이 있었지만 맑은 공기와 더불어 아름다운 경치를 벗삼아 달리는데 큰 무리가 없었다는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육상 꿈나무들의 축제인 만큼 열띤 응원이 뒷따라야 하지만 찌는 무더위 탓인지 아무런 관심을 받지 못한 채 레이스를 펼친 이들의 모습에서 대회를 연 시 육상경기연맹에서는 "열띤 응원이 없어도 이들의 희망이 무럭무럭 자라나 기성세대로서 아시아를 넘어 세계를 제패할 수 있도록 뒷바라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했다.

대회 경기 결과는 미래 육상 인천을 밝게 했다. 약산초가 1시간13분11초를 기록했고 남중부의 남중이 1시간2분48초, 동암중 1시간3분11초로 골인했다. 또 동인천여중이 1시간14분18초, 고등부의 대인고가 마의 1시간 벽을 깨뜨리고 55분56초로, 대헌공고 56분51초로 각각 결승점을 밟았다.

이밖에 남중부 1구간에서 역주하며 강한 인상을 남긴 신광식(2년·동암중)이 최우수선수로 뽑혔고 동인천여중 육철민 감독은 지도상을 받았다.

곽재영 인천시육상경기연맹 회장은 "1950년 9월15일 인천상륙작전을 기념해 개최된 첫 대회를 시작으로 지금껏 이 대회는 인천 육상을 책임지는 대회가 됐다"며 "선수층이 점차 얕아지는 등 악재가 많지만 이들이 미래의 2014년 인천 아시아경기대회 등의 주역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주영기자 (블로그)leejy96


● 역전마라톤이란?

역전마라톤 대회는 전체를 몇 개의 구간으로 나눠 각각 한 구간씩 맡아 이어달리는 계주 형식의 마라톤대회. 역전경기 시작은 1923년 경성일보 주최 경인역전경주대회이며 시·도 대항은 경부역전·경호역전경주대회가 있으며 1992년 시작된 서울국제여자 역전경주대회와 인천상륙작전기념 역전경주대회가 대표적이다.


패기로 똘똘뭉친 '약산초'
 
"덥지만 최선을 다했습니다."
아직은 어리지만 이들이 미래 인천의 육상 기대주다.
비록 육상에 입문한지 1년도 안된 선수도 있지만 형·오빠에게 뒤지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로 경기를 마쳤다. 선수수급 등 고질적인 문제를 안고 있으면서도 약산초교의 선수들의 눈에는 빛이 났다.
약산초의 막내 배진영(여·4년)이 첫 구간을 10분46초로 끊었고 이어 2구간은 김연아(여·6년)가 11분28초로 선전하며 3구간을 박지훈(5년)에게 넘겨줬다. 박지훈이 11분24초를 달려 박은수(여·6년)가 어깨끈을 받았다. 박은수가 14분55초로 약간 부진했지만 본격적인 오르막 구간에서 펼친 레이스인 만큼 최선을 다한 모습에 격려의 박수가 터져 나왔다. 최선을 다했지만 기대만큼 결과가 나오지 않자 고개를 떨군 박은수, 하지만 마지막 구간으로 이어지는 김희찬(6년)과 김지원(여·6년)은 이를 감안해 막판 스파트를 냈다. 정회덕 코치의 지도로 올해 소년체전 금메달을 일군 팀 답게 이들의 동료애는 끈끈하다. 모두가 약산초의 실력과 끈기·패기를 최고라고 칭찬한다.


끈기로 저력을 발휘 '인천남중'
 
추석 때 연습을 소홀히 했던 것이 걱정됐지만 기우였다. 평소 학업 외에 방과 후 시간을 쪼개 연습에 연습을 거듭했고 오늘 대회에서 진가가 드러났다.
인천남중은 동암중을 불과 33초의 간발에 차이로 1위로 골인했다. 인천남중의 마지막 주자로 나선 팀 막내 김현진(1년)이 경기 도중 갑작스럽게 찾아온 복통 때문에 기량을 마음껏 뽐내지 못해 동암중에 역전될 위기에 놓였지만 다행히 선두를 놓치지 않았다.
남중에서는 이대욱(3년)에 이어 김성해(3년), 김현민(2년), 이명석(2년), 김현진의 순으로 구간을 마쳤다. 첫 구간은 동암중 신광식(3년)에게 1위를 내줬지만 이어 김성해와 이명석 등이 선전하며 다행히 1시간2분48초로 동암중을 제쳤다. 가장 긴 거리(4.3㎞)인 제4구간을 뛴 이명석이 15분대로 뒤쳐진데 이어 김현진의 복통까지 악재가 이어졌지만 저력의 남중은 이를 뚫고 우승을 차지했다.
김현진은 "갑작스럽게 복통이 찾아와 레이스를 포기할까 망설였지만 끝까지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여자라고 얕보지 마라 '동인천여중'
 
여자라고 우습게 보지 마라. 한국 육상의 히어로는 모두 여성이 차지하고 있다.
동인천여중이 이번 대회에서 1시간14분18초의 성적을 냈다. 동인천여중은 첫 주자로 박서윤(2년)을 내세운데 이어 이혜리(3년)와 박채윤(3년), 임윤희(2년), 최윤영(1년), 이예은(1년)이 각 구간을 맡았다. 이혜리는 "올해 마지막으로 출전한 대회인 만큼 최선을 다했다"고 밝혔다. 동인천여중은 소년체전 은메달리스트 박서윤이 9분38초로 첫 구간에서 좋은 성적으로 막판까지 다소 편안한 레이스를 펼쳤다. 막판에 최윤영과 이예은이 이 대회를 처녀 출전한 만큼 15분대로 구간을 마쳐 성적이 다소 떨어지기는 했지만 지역을 대표하는 팀다운 면모를 보여주기 충분했다. 이 팀의 육철민 감독은 선수들의 기량을 향상시킨 공로를 인정 받아 지도상을 받았다.

 
최선다한 부상투혼 '대인고'

대인고의 부상투혼이 빛났다. 인천 육상의 양대 축인 대인고가 라이벌 대헌공고를 앞질렀다. 대인고는 4구간을 뛴 김도현(2년)이 발목 부상이 도져 불안한 경기를 펼쳤지만 선수들의 고른 기량을 바탕으로 대헌공고를 1분 가량 앞섰다. 대인고는 마의 1시간 벽을 깨고 55분56초로 결승점을 밟았고 대헌공고는 56분51초로 2위에 머물렀다.
김도현은 "발목 부상으로 운동을 쉬다가 이 대회를 맞춰 출전했지만 발목 통증이 다시 도져 경기에 어려움이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인고는 1구간을 김재민(3년)이 10분16초로 돌파했고 김성하(1년), 이대진(2년), 김도현, 최영돈(3년)이 각각 나머지 구간을 맡았다. 대인고는 제4구간에서 김도현의 부상을 틈타 대헌공고 김재민(2년)에게 선두를 뺏겼지만 마지막 주자로 나선 최영돈의 역주에 힘입어 결승을 먼저 밟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