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 마이크로 LPGA 클래식 연장 3홀 버디로 승부 마침표
   
▲ 박세리(33)가 17일(한국시간) 미국 앨라배마주 모바일의 RTJ 골프트레일 매그놀리아 그로브(파72. 6532야드)에서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벨 마이크로 LPGA 클래식에서 연장 끝에 우승한 후 트로피에 입을 맞추고 있다. / 뉴시스


'맏언니' 박세리가 3년 만의 우승에 성공했다.

박세리(33)는 17일(한국시간) 미국 앨라배마주 모바일의 RTJ 골프트레일 매그놀리아 그로브(파72·5973m)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벨 마이크로 LPGA 클래식에서 연장 끝에 우승했다.

2007년 7월 제이미 파 오웬스 코닝 클래식에서 우승을 맛본 뒤 우승이 없던 박세리는 후배들의 열렬한 응원을 받고 통산 25번째 LPGA투어 우승에 성공했다.

전날 밤부터 내린 많은 비로 인해 4라운드 경기가 취소된 이 대회는 3라운드까지의 성적으로 우승자를 가리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에 중간합계 13언더파 203타르 기록해 나란히 공동선두 그룹으로 마친 박세리와 수잔 페테르센(29·노르웨이), 브리타니 린시컴(25·미국)이 최종적으로 연장전을 통해 우승을 다투게 됐다.

18번 홀에서 열린 연장 첫 홀에서 이들 3명은 나란히 파를 기록했다.

같은 홀에서 열린 연장 두 번째 홀에서는 박세리와 린시컴이 파를 잡은 반면, 페테르센이 보기를 범해 우승 경쟁에서 밀렸다.

우승 트로피의 행방이 갈린 것은 다시 한번 18번 홀에서 열린 연장 세 번째 홀.

박세리는 티샷한 공이 벙커에 빠졌고, 린시컴은 안정적으로 페어웨이에 공을 올렸다. 하지만 박세리의 절묘한 세컨샷은 홀 가까이 붙었고, 린시컴은 그린 앞 벙커에 공을 빠뜨리는 실수를 범했다.

린시컴이 먼 거리 퍼트를 성공시켜 힘겹게 파로 홀 아웃하자 뒤이어 경기한 박세리는 안정적으로 버디를 잡아내며 승부의 마침표를 찍었다.

/뉴시스

"다시는 우승 못할거란 생각 안했다"

6번 연장전 모두 승리 … "골프 즐기려 노력"


'LPGA 태극군단'의 맏언니 박세리(33)가 후배들에게 강한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2007년 7월 '제이미 파 오웬스 코닝 클래식'에서 우승을 맛본 뒤 우승이 없던 박세리는 후배들의 열렬한 응원을 받고 통산 25번째 LPGA투어 우승에 성공했다.

LPGA투어 통산 25번째 우승을 기념하는 기자회견에 참가한 박세리는 "지난 2년간 힘들었던 시간을 보낸 것이 사실이지만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오기 위해 노력했다. 참고 기다리며 매 순간 매 대회마다 최선을 다했다"고 입을 열었다.

그는 "그 동안 골프를 즐기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고, 현재까지는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전날 미디어센터를 빠져나가며 '이 곳에 다시 와야겠다'고 생각했는데 결과적으로 다시 오게 되어 행복하다. 더욱 노력하고 즐길 수 있도록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최근의 부진을 털고 3년여 만에 우승할 수 있던 배경을 묻자 박세리는 "단 한번도 다시 우승할 수 없을 거라고 생각해본 적 없다. 어떻게 골프를 해야 더 잘 할 수 있는지는 모르지만 어떻게 나를 발전시킬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알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긍정적인 사고와 인내가 필요했다. 나는 여전히 골프를 사랑한다. 이것이야 말로 내가 참고 기다릴 수 있었던 이유"라고 덧붙였다.

박세리의 우승이 확정되자 신지애(22. 미래에셋)를 비롯한 여러 후배들은 샴페인을 뿌리며 선배의 우승을 함께 축하하는 모습을 연출했다.

이들은 박세리의 큰 성공을 보고 자라며 골프선수의 꿈을 키운 '박세리 키즈'들이었다.

"후배들의 성장에 맏언니로서 자랑스럽다"고 고마움을 전한 박세리는 "처음에는 부담스러웠는데 이제는 후배들이 있어 내가 있는 것 같다. 그들이 내게 힘을 주고 가야 할 길을 제시하고 있다. 후배들이 축하해 준 것이 아마 처음인 것 같은데 너무 특별하고 행복한 경험이었다"고 기뻐했다.

LPGA투어에서 통산 25승을 거둔 박세리는 지금까지 치른 6번의 연장전에서 단 한번도 패하지 않은 기록을 갖고 있다.

이에 대해 박세리는 "어차피 결과는 이기거나 지는 것 둘 중에 하나이기 때문에 연장전에 들어가면 더 자신감을 가지려고 한다. 그래서 샷도 더 잘되는 것 같다. 상황은 언제라도 바뀔 수 있지만 이 모습을 오랫동안 지켜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