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동섭 조직국장
"여기서 배웠고 여기서 일하고 있어요. 너무 좋으니까 떠나지 못하죠."

박동섭(35)조직국장은 벌써 12년째 작은자 야간학교에 드나들고 있다. 9년 동안은 학생으로, 최근 3년 동안은 조직국장으로 이곳을 지키고 있다.

"재활원에서 지내다가 야학에 다니게 됐어요. 처음에는 친구들 권유 때문에 다녔는데 점점 목표가 생겼어요."
뇌병변 장애 2급인 그는 1996년 학생으로 들어와 2004년 대입검정고시에 합격했다. 입학당시 26세. 9년간의 공부 끝에 합격의 꿈을 이룬 것이다.

그는 야학에 다니기 2년 전부터 학용품 만드는 일을 해왔다. 낮에는 공장에서 일을 하고 밤에는 야학에서 공부한 것. 그렇게 9년을 한 끝에 목표를 이뤘다.

"사실 몸은 힘들지만 야학을 다니면서 제2의 인생을 살게 됐어요."

박국장은 검정고시 합격 후에도 이곳을 떠나지 않고 새로운 역할을 찾았다. 그는 야학을 졸업한 후 3년째 이곳의 조직국장으로 일하면서 동문 모으기에 앞장서고 있다.

"이곳을 거친 학생들과 선생님들을 한데 모으는 일을 하고 있어요. 이들을 모아야 우리 야학이 살아날 것 아닙니까?"

그는 지난 3년간 팔방으로 뛰어다닌 끝에 작은자 야학출신 동문 50명을 모아 지난해 동문모임을 개최하는데 성공했다.

이를 통해 동문들로부터 후원을 얻어내 야학운영에 일조하고 있다.

작은자 야학에서 새 삶을 찾은 그는 이제 이곳 작은자 야학의 앞날을 열어가고 있다.

"아직은 힘들어 보이지만 새 건물을 짓고 더 많은 학생들이 공부할 수 있을 때까지 이 일을 하겠습니다"

박국장은 자신에게 새 삶을 가져다 준 작은자 야학의 미래를 열고 있었다.
 
 /김연식기자 (블로그)sopho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