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연쇄살인 용의자 실체 추적'

'가면 : 얼굴을 감추거나 달리 꾸미기 위해 나무, 종이, 흙 따위로 만들어 얼굴에 쓰는 물건.'

사회적 동물인 인간은 나 이외의 남과 함께 살아가는 동안 스스로 부끄럽다고 여기거나, 드러내기 꺼려하는 자신의 모습을 적어도 하나씩은 갖고 산다. 그래서 이 사회를 살아가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적어도 그런 자신의 모습을 감추기 위해 '가면' 하나씩은 갖고 있다.

양윤호 감독의 미스터리 스릴러 영화 <가면>(제작 : ㈜디알엠엔터테인먼트 / 제공·배급 : 롯데쇼핑㈜롯데엔터테인먼트)은 인간의 감추고 싶은 욕망을 드러내고 있다.

어느날 한 스포츠센터 사장이 무참히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한다.

강력반 소속 '조경윤'(김강우) 형사와 '박은주'(김민선) 형사는 죽은 남자의 주변을 수사하며 그와 내연 관계에 있는 재즈 여가수와 스포츠센터 트레이너를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한다.

하지만 살해 현장에서 발견된 유일한 증거물인 범인의 것으로 보이는 체모의 DNA분석결과와 용의자들의 모호한 살인 동기는 수사를 원점으로 돌려놓는다.

그런 가운데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됐던 스포츠센터 트레이너가 같은 방법으로 살해되는 사건이 또다시 발생하고, 경윤과 은주는 수사를 하는 과정에서 죽은 두 사람이 10년 전 군대 동기이고 군 폭행사건의 가해자들이였음을 알게 된다.

당시 사건의 피해자가 이윤서라는 인물로 들어나며 경찰은 그의 복수극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 방향을 잡아가는데, 경윤은 새로운 용의자의 등장과 함께 자신의 과거에 대한 충격에 휩싸이게 된다.

경윤은 수사팀과는 별도로 예전 군 폭행사건의 마지막 가해자와 이윤서의 군대 동기 등을 찾아가 당시 상황을 알게 되고, 그러면서 자신의 내면에 감춰져 있던 과거의 기억을 떠올리며 갈등을 하게 된다. 그리고 군 폭행사건의 마지막 가해자 역시 살해당하고 만다.

은주는 동료 경윤의 단독 수사에 의심을 품게 되고, 수사팀은 이 모든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인 이윤서의 정체를 조금씩 밝혀간다.

영화 속에는 동성애라는 소재가 등장한다. 전혀 다듬어지지 않은 거칠고 가벼운 모습으로 등장하기도 하지만 감독은 또다른 모습으로 작품 속에 담아냈다. 범죄 스릴러이면서도 숨기고 싶은 욕망을 '가면'으로 감추고, 드러내 보이지 않으려는 인간의 모습을 반영하고 있다.

우리사회가 성적으로 상당부분 개방됐다하더라도 여전히 '동성애'는 감추고 싶은 것이라는 것에 모티브를 가져온 듯 보인다. 그런데 감추는 데만 급급해 '가면'을 벗었을 때 관객들이 받는 느낌이 어떨 것이라는 고민은 덜 한 느낌이다.

미국드라마 CSI 시리즈에서 범죄자의 범행 과정을 영상으로 재현해주는 장면과 같은 비주얼과 인물들의 심리와 과거가 교차되며 만들어지는 영상은 영화가 주는 작은 위안이다. 12월 27일 개봉, 18세 이상 관람가.

/김도연기자 blog.itimes.co.kr/do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