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숨쉬는 인천여행 물치섬(작약도)
 
월미도 선착장에 서면 바로 품 안에 안을 수 있을 만큼 가까이 있는 섬이 '작약도'<약도>다. 작약도의 원 이름은 '물치섬'이었다. 물치섬은 강화해협의 거센 조류를 치받는 섬이란 뜻으로 붙여진 이름이다. 작약도는 일제 강점기 일본인들이 만개한 작약과 닮았다 해서 붙여진 명칭. 따라서 하루 빨리 원 이름을 찾을 필요가 있다. 
 
이기붕 별장
어감도 작약도 보다는 물치섬이 더 멋진 편이다.
물치섬은 섬 전체가 울창한 숲으로 덮여 있다. 숲은 소나무와 대나무로 이뤄져 있다. 이 섬에 아름드리 나무가 많은 것은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는 무인도이기 때문 만은 아니다. 물치섬은 조선시대 소나무를 키워 왕실에 진상을 하던 곳이다. 그렇지만 지금은 대나무도 제법 자라고 있다.

워낙 나무가 울창하다보니 신미양요(1871) 때는 미군이, 병인양요(1886) 때는 프랑스 군이 각각 중간 기지로 삼은 바 있다. 미군과 프랑스군은 이 때 이름을 각각 '목도'(Woody Island)'와 '부아제'(Boisee)로 붙인 바 있다.

무인도인 물치섬은 진성토건이 소유한 섬이다. 3월~11월까지 유원지로 활용되며 12월~2월까지는 관광객을 받지 않는다. 이 곳의 놀거리는 낚시와 갯벌체험, 그리고 산책이다.

섬 한 바퀴를 도는 도로가 뚫려져 있으며, 야트막한 정상까지 오를 수 있는 산책로도 나 있다. 이 생각, 저 생각 하며 섬을 천천히 걷다보면 1시간은 족히 걸린다.

섬 정상엔 무인등대인 '무치섬 등대'가 있는데 무치섬은 물치섬의 다른 이름이다. 이와 함께 가장 조망이 좋은 곳에 폐가가 하나 있는 데 바로 이승만 정권의 실세 이기붕의 별장이다. 이 곳은 훗날 한보그룹 정태수 회장의 형 정태우씨가 사용하기도 했다.

'작은 폐가'는 현재 먼지만 두껍게 쌓여 있다. 그러나 흐릿해진 창틀을 통해 본 인천 앞바다 만큼은 그 어느 경관보다도 빼어나다.

물치섬의 바깥길(위)과 산책로.
물치섬은 주인이 여러번 바뀐 섬이다. 일제강점기 이후 1978년까지 독립산업이란 곳이, 1986년까지는 한보그룹이 섬의 소유주였다. 이후 2005년까지는 용주해운 것이었으나 이 때 지금의 진성토건이 인수했다.
이런 역사의 흔적은 섬 곳곳에 배어 있다. 산책로를 따라 가다보면 공연장과 객석은 물론, 놀이터도 있다. 도로를 따라서는 횟집이 즐비하기도 하다.

진성토건은 이 섬을 유원지로 개발하려 했지만 법적인 규제와 비용 때문에 현재 최소 관리만 하며 관광객을 받아들이고 있다.
 

▲찾아가는 길
월미도 선착장에서 유람선을 타면 된다. 오전 10시~오후7시까지 개방하며 하루 8~10회 정도 배가 오간다. 왕복요금은 어른 7천원, 어린이 4천원이다. 종합문의 032-832-8802, 763-8880

/글·사진=김진국기자 blog.itimes.co.kr/freebi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