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아무리 훌륭한 행사라도 끝맺음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비웃음거리가 된다. 처음엔 그럴 듯 했지만 마지막은 형편없음을 용두사미라고 하며, 끝맺음을 더 신중히 해야 한다는 뜻으로 화룡점정이란 단어가 있다.

 35회 연륜을 자랑하는 인천미술대전이 7일간의 막을 내렸다. 그러나 오랜 역사만큼 인천미술을 대표할 만한 권위를 인정받지 못한 것 같다. 입상자 선정 의혹을 둘러싸고 뒷말이 무성했던 탓도 있었지만 더 큰 원인은 집행부의 깨끗하지 못한 대회 마무리때문이었다.

 지난 9일 오전, 아내의 작품 회수를 위해 전시실을 찾았을 때 그곳은 사진전시장으로 바뀌어 있었다. 미협 사무실에 전화를 걸자 담당 직원은 아르바이트생들이 작품을 철수했기 때문에 모른다고 했다. 수소문 끝에 구석진 창고를 찾았을 때 화가의 피땀이 배있는 작품들은 한구석에 웅크리고 있었다.

 작품당 4만원의 출품료도 냈는데 출품한 상태로 포장해 미협 사무실에서 돌려주든가, 그것이 어렵다면 미협 관계자가 약속한 시간에 전시장에 나와 접수증을 확인한 후 작품을 내주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만일 제삼자가 와서 작품을 가져가거나 자기 작품을 끄집어내는 과정에서 다른 것이 파손되는 불상사가 일어나면 어찌하겠는가.

 친지들의 축하가 담긴 화분과 꽃바구니도 8일 오후까지도 작품옆에 있었는데 사라지고 없었다. 통화할 때 미협 실무자는 입상자들이 화분을 찾아가지 않아 전시실 청소담당 직원들에게 알아서 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개최요강과 약정서엔 분명 「10월9일 오전 10시부터 10일 오후 5시까지 전시장에서 작품을 회수해가야 하며 그 이후에는 분실 및 파손을 책임질 수 없다」고 돼 있다. 그런데 8일 화분을 찾아가지 않아 폐기처분했다는 것이다.

 아내는 23회 한국미술문화대상전 당시 협회장이 나와 일일이 접수증을 확인 후 작품을 넘겨주던 기억을 떠올렸다.

 지방 미술 침체와 인천미술대전 권위실추가 어디에서 비롯됐는지 깊이있게 생각해보는 계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