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산성 작가 김훈
소설 <남한산성>의 작가 김훈이 인천을 찾았다.
병자호란 당시 남한산성으로 피신한 인조와 그 일행, 그리고 민초들의 생존의 의지를 담은 소설 <남한산성>의 작가 김훈은 21일 연수문화원의 '작가와의 대화'를 통해 인천지역 독자들과 만남을 가졌다.
오는 길이 생각보다 막히지 않았던 것에 다행스러워 하던 그는 "인천은 소래포구에 몇 차례 다녀 간 것이 전부"라며 "인천 독자들을 만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첫 만남에서 작가 김훈이 독자들에게 풀어놓은 얘기는 역시 신작 <남한산성>이었다.
그는 이번 소설에 대해 "읽기 쉽지 않다는 평을 들었는데 다행히 독자들의 호응이 좋다"며 "쉽고 편하게 써도 독자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어서 행복한 느낌이다"라고 만족스러운 미소를 보였다.
김훈은 남한산성을 돌아보며 답답함과 슬픔을 느꼈다는 본인의 경험을 물먹은 스펀지 마냥 그대로 이번 작품 속에 흡수 시켰다.
그는 "소설은 특별한 메시지를 담고 있지 않으며 다만 여러 인간의 모습을 그렸을 뿐이다"라며 "누가 옳고 그른 것인가를 판단하려 하지 않았다"고 이번 작품 속에 녹아들어간 그의 충동과 의지를 이야기했다.
그래서인지 이번 작품은 작가의 주관을 찾아보기 어렵다. 오히려 독자 스스로 소설 속 인물들과 그들의 말에 주목하게 만들어 판단하게 한다.
그가 이번 작품에 그려 넣고 싶었던 것은 "고통과 슬픔의 무게, 삶의 무서움과 두려움, 생존의 운명을 깊이 있게 그려보고 싶었다"라는 자신의 말처럼 '억척스럽게 생존을 추구하는 민중'이었을 뿐이다.
그런 억척스러움을 좋아하는 작가이기에 아파트 일색의 연수구는 그에게 삭막함만을 전했다.
"너무 나무가 없는 것 아니냐"고 아쉬운 듯 말을 뱉은 그는 "그래도 인천은 다른 도시보다 발전 가능성이 높은 곳이라고 알고 있다"며 아쉬움 속 인천과의 첫 만남의 설램을 즐기고 있었다.
/김도연기자 blog.itimes.co.kr/do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