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세 숭의여대교수/뉴라이트 고양연합 상임대표
올 해는 그 무엇보다도 대통령선거가 세인들에게 가장 큰 관심이 될 수밖에 없다. 그렇다보니 올 해는 그 어느 해보다도 나라가 혼란스러울 여지가 많다.
그런 차에 대통령은 연초부터 개헌을 들고 나왔다.
4년 연임제가 책임정치를 구현하는 데 가장 적합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에 대해 국민들 중 70% 이상이 내용면에서는 찬성의 여지가 있다 하더라도 시기적으로 보아 정략적인 측면이 강하기 때문에 현 시점에서의 개헌 논의에는 반대한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더구나 야 4당은 물론, 여당도 사분오열 되면서 탈당파를 중심으로 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어 사실상 국회 처리는 이미 물 건너 간 것과 다름이 없는 실정이다.
그런데도 이 나라 대통령은 개헌 발의를 기어이 하겠다고 한다.
원한다면 탈당 운운까지 해가며 선출된 대통령으로서의 고유 권한 행사에 그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겠다는 자세다.
이 무슨 반민주적 발상이란 말인가. 아니 이것도 대통령이 즐긴다는 역발상인가?
탄핵안 기각판결 바로 다음날 대국민 담화에서 대통령은 "냉철하고 공정하게 지켜봐 준 국민들에게 높은 신뢰를 보낸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던 그가 엊그제는 "국민들로부터 평가를 받는 것도 포기를 했다"고 한다.
개헌 제안 이유가 책임정치를 도모하는 데 있다고 말을 하면서도 정작 자신은 국민들의 뜻을 이 같이 외면하고 있으니, 이 무슨 억지춘향이란 말인가.
나라가 혼란에 빠지든 말든 자신의 생각을 기어이 관철시키겠다고 하니 그것이 바로 정략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진정 그 자신이 국민을 섬길 자세를 갖추고 있으며, 책임정치를 논할 자격조차 있다고 할 수가 있겠는가.
내 편 네 편 갈라 싸움질이나 하게 만들고, 잘못하고 있다고 지적을 받으면 언론과 야당 탓으로 돌리고, 나는 항상 옳고 너는 항상 나쁘고….
나라 경제는 침체 국면에 있어 수많은 우리의 이웃들이 이 시간에도 여러 가지 사연들로 피눈물을 흘려가며 살아가고 있는 형편인데, 대통령은 개헌 타령으로 한 바탕 판 뒤엎기 잔치를 벌이겠다고 하니 참으로 국민을 뭘로 보고 있다는 말인지 어이가 없다.
그렇다면 이토록까지 뜻을 굽히지 않고 있는 대통령의 의도는 과연 무엇이겠는가?
그간의 모든 정책 지향이 '친북좌파적' 사상에 녹아들어 있었음을 감안하자면 한 마디로 요약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어떻게든 제3대 친북좌파 정권을 또 다시 세우겠다는 것 아니겠는가.
있는 사람 · 배운 사람 · 누리는 사람 그 모두를 한풀이 대상으로 지목하고 한풀이 과정에서 공권력이 타격을 받아도 항시 "무슨 일이 있었습니까?"를 되뇌는 정권, 통일전쟁을 가로막은 미국은 우방이랄 수 없으니 전시작전권도 돌려받아야 하고 주체사상을 굳건하게 지켜오고 있는 김정일 정권은 "우리의 형제"이니 마구 퍼주는 것이 마땅하다 여길 정권을 이 땅에 기필코 또 다시 세워야 하겠다는 것 아니겠는가.
"대통령 못해먹겠다"던가 "군복무기간 단축 구상"과 같은 대국민 협박과 포퓰리즘적 띄우기로 나라를 흔들어 친북좌파들에게 공간을 넓혀줌으로서 재집권을 도모하겠다는 것이 아니겠는가 말이다.
하지만 혹시라도 이 같은 생각이 필자의 어리석음에서 연유된 것이라면 대통령은 이제부터라도 부디 자중자애 하여하여 국민 대다수가 남은 10개월에 대해 불안해하지 않도록 전향적인 입장을 표명해 주기를 간절히 염원하고자 한다./이민세 숭의여대교수/뉴라이트 고양연합 상임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