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교환 인천 중부署 교통계장
살아가면서 문득 시상(詩想)이 떠오르면 시(詩) 한수를 읊어 보기도 하고 삶의 현장을 접하면 글로 옮겨 보는 것도 낭만일 것이다. 오늘은 현장의 생생한 소리를 담고 싶어 오래도록 잊었던 펜을 들어본다.
어느 새벽 메아리치는 경관의 경적소리와 화물차의 질주 굉음이 뒤섞이는 가운데 다급하게 "인도상으로 올려 보내!" 외마디 소리이다.
어둠컴컴한 안개속에서 환경미화원, 자전거통행자, 새벽보행길에 나선 노인분들을 발견하고 근무중인 경관들에게 무전 혹은 육성으로 주의를 환기시키며 소리를 질러 댔다.
자전거타는 것도 서러운데, 환경미화원 하는것도 서러운데, 늙어가며 새벽잠 설쳐 나온것도 서러운데, 서러운 것 만큼이나 생명의 존귀함은 더욱 소중한 것이다. 뼈마디 쑤시는 일터에 차가운 금속에 부딪쳐 희생된다면 얼마나 억울할까? 더욱더 경찰의 보호본능이 발동한다.
여명이 되자 수많은 차량이 쏟아져 나왔다. 수일전 새벽 대형트럭이 목숨을 앗아간 동일 장소이기 때문에 안개속 질주하는 차량들에 무방비 상태인 차로상의 인물들을 발견하고 소름이 끼칠 수밖에 없었고 긴장과 불안함을 감출 수 없었다.
"아뿔싸! 이래서 사람이 죽는구나, 오늘 또죽는다면 천재지변으로 보아야 하는가" 국민의 생명을 지켜야 하는 경찰본연의 임무상 천재지변으로 돌린다면 국가와 국민이 부여해준 경찰관 치고는 너무도 허약하고 비겁한 발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고에 대한 극도의 불안감속에 신념을 갖고 경찰이 움직이면 수많은 생명을 구할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종횡무진 경광 및 취명을 하며 무전, 육성을 총동원하여 위험대상자들을 경고하고 죽음의 차로에서 인도상으로 밀어 내는 활동을 펼쳤다.
인천경찰 모두는 수장, 간부, 직원을 막론하고 신경 곤두세우며 생명보호의 경종을 울렸다.
칠흑같은 밤 생명을 구하는 소리는 숭고하고 우렁찼다. 귀가하니 아내가 내일 입원수술을 한다고 했다. 밤새 혼자끙끙 앓으며 남편 오기를 기다렸던 아내 미안하다는 듯이 말을 하길래 "고맙다"라고 했다.
인생의 생로병사는 자연의 흐름이던가? 질병은 현대의학으로 고칠 수 있는 여유공간이 있지만 교통사고사상자는 단절상태를 만든다.
어떻게 살아온 인생인데 예고없이 차에 치여 꺾일 수 있겠는가.
'익지서'에 이르기를 '차라리 아무 사고 없이 가난할지언정 사고있으면서 집이 부자되지 말 것이요, 차라리 아무 사고 없이 나쁜집에서 살지언정 사고 있으면서 좋은 집에서 살지 말 것이요'라고 했다. 아무사고 없이 단란하게 살며 몸에 병(病)과 사고 없는 생활에 힘써야 한다는 뜻으로서 살아가는데 필요한 금언(金言)이 되고 있다.
안개는 빛의 이상굴절로 엉뚱한 물상이 나타나는 신기루(蜃氣樓) 현상을 만들어 낸다. 현실적 토대가 없는 가공의 사물을 이르는 말이기도 하다. 착시현상을 동반한다.
온천지가 하얗게 눈내린 날 골짜기 벼랑으로 떨어진 경험이 있는가? 인천경찰이 사망사고 잡기에 나섰다.
굳은 신념과 사명감으로 사고줄이기에 더욱 매진할 것이다.
경찰만의 노력으로는 부족하고 시민전체의 공감대 형성과 준법분위기 확산이 요구된다.
모쪼록 인천인의 수복강령(壽福康寧)을 빌며 동참을 촉구 한다./이교환 인천 중부署 교통계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