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꿈-신중균 인천시 남구 노인지도사인천향교 장의
인천광역시가 경로당 어르신들의 의식변화를 위하여 교육하고 지도를 실시하여온 노인지도사로 활동하면서 정책실현의 현장에서 느낀 점을 그대로 적어본다. 대부분의 지도사들이 교육계 정년퇴직자들로 구성되었다. 97명의 교육이수자 들 중 현재 60여명의 지도사들이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보이지 않는 교육의 성과가 어떻게 나타날 것인가? 궁금해지기도 한다. 자포자기식으로 부정적인 어르신이 있는가 하면 항상 긍정적이고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하시는 어르신들도 있으시다.
매주 목요일 12시면 나는 J경로당에 도착한다. 어르신들과 점심을 같이 먹으며 인사를 나누고 안부를 묻고 세상 얘기도 한다. 92세의 할아버지 80세를 넘기신 어르신들이 잡수시는 밥상에 끼여서 밥을 먹는다.
경로당이 활성화되려면 같이 식사를 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남구노인지회장의 지론과 구청장의 관심이 지역의 단체나 개인들이 경로당에 관심을 갖고 점심식사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J 경로당의 경우가 그렇다.
자연스러운 대화의 연속으로 나는 그래도 경로당의 변화를 감지하게 된다. 물론 잡다한 소식들을 접하고 식사를 마친 후 커피를 마시는 시간이 되면 다른 일을 보기 위해 경로당을 나가시는 어르신들이 있게 마련이다. 모든 대화의 소재가 강의의 소재가 되고 어르신들의 관심사가 된다. 이 시간을 놓치지 않고 "자 오늘은 재미있는 이야기 한토막 해드릴게요" 나는 인터넷에서 프린트하여온 사랑 밭 편지를 꺼낸다.

어르신 존재와 사랑하는 가족의 의미
"할머니의 축구공 이야기입니다" 한 아이가 88 서울올림픽 때 할머니가 사주신 축구공을 동네 형들이 가지고 놀다 잊어버리자 그 공을 찾기 위해 저녁 어두워질 때까지 찾다 늦게 집에 돌아온 사연을 들려준다. 돌아가신 할머니의 사랑을 잃어버린 안타까운 마음으로 울먹이며 할머니를 생각하는 손주 아이의 얘기를 해주자 할머니들은 고개를 끄덕인다. 돌아가신 할머니가 사 주신 축구공을 찾아 헤맨 손주의 사랑을 생각하면서 가족의 사랑과 할머니의 존재근거와 자긍심을 심어주는 주제 강의인 셈이다.
별로 재미없어 하는 것 같으면서도 속으로 긍정하시는 어르신들의 표정을 읽는다. 세상은 뿌린 만큼 거둔다는 말이 있다. 이는 곧 철학이다. 노래방 기계로 노래 한마디 합창하고 노래로 흥취를 돋우어본다. 유행가 가사의 의미 또한 가끔 해설을 달아본다. 무거운 얘기나 일반상담으로 분위기가 바뀌면 그대로 대화하면서 분위기에 젖어든다. 즉 어르신들이 편안한 상태에서 의식의 변화가 있기를 바라면서 말이다.
1시간의 대화는 짧다. 물론 간단히 하였으면 하는 어르신들의 표정도 읽는다. 그러나 약간의 주도형 대화는 필요한 것이다. 자연스럽게 나도 모르게 변하는 것이 교육의 힘인 것 같다. 나는 절대 강제하지는 않는다. 편안한 자세로 접근한다. 경로당에 들어가면서부터가 지도사의 교육이요, 상황변화에 따라 탄력적인 대응으로 메시지 전달의 묘미를 찾는 것이 지도사의 할 일이다. 많은 변화를 실감한다.

노인 지도사들의 노력의 결과가 기대
"우리 같은 노인들 위해서 수고해 주셔서 정말 고마워요 선생님" 나이 잡수신 할머니가 멋진 폼으로 노래를 하신다. 젊은 날의 추억을 떠올리면서 노래를 부를 것이다. 한 시간으로는 시간이 짧은 경우도 있다.
또 어느 경로당 어르신들을 만날까 궁금해진다. 그리고 지도사 관리측면에서 이동거리를 감안한 경로당 배치를 하였으면 하는 마음이다. 동사무소 복지담당자와의 유기적이고 복합적인 상담도 유익할 것으로 생각된다. 21세기 경로당 여가문화의 변화가 노인복지의 현주소라 할 것이다./신중균 인천시 남구 노인지도사인천향교 장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