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꿈-신중균 예의생활실천운동본부인천 부지부장
경기도 광주향교 봉심행사에 참여하기 위해 인천향교(전교: 김대열) 원로고문을 비롯한 임원장의 일행 29명은 지난 주, 곧 비가 내릴 것 같은 하늘을 보며 이른 아침 관광버스에 올랐다. 500년 세월의 풍파를 견뎌온 은행나무의 고색창연한 위용이 우리 일행을 압도하며 맞이한다.
광주향교임원들의 안내로 교궁봉심에 참여했다. 교궁건물의 겉보기와는 다르게 내부는 여느 향교와 별반 다를 게 없다.
국가의 기틀이었고 민족의 생활규범으로 지금까지 면면히 이어져오는 유교사상인 인(仁), 의(義), 예(禮), 지(智), 신(信)이 점점 서구문명에 밀려 쇠퇴하여가고 도덕이 땅에 떨어지고 있는 현실에서 도덕성 회복운동과 충효교육 및 인성교육은 하루속히 되찾아야 할 최상·최선의 과제라 생각한다. 마침 지방자치단체의 지방문화재에 대한 관심과 배려로 교궁이 옛 모습으로 완전 복원되어 후세대와 시민들의 교화에 일조하게 되었음을 감사하게 생각한다.
주변 경관을 감안한 지방자치단체의 복원사업으로 시민들의 휴식공간으로 또한 자라는 후세대 청소년들의 현장교육의 장으로 거듭나고 있음을 볼 수 있었다. 옛 것을 소중히 간직하는 민족의 역사관이 밝은 민족의 미래를 약속할 수 있다.
과거 없는 현재가 없고 현재 없는 미래는 없다. 역사를 바로알고 현실에 맞는 삶의 지표를 삼아야 한다. 고집스러운 전통의 미학만을 고집하지 말고 이것이 최선이라는 생각을 버리고 현실에 맞게 제도적 변형으로 미래의 설계가 또한 이루어져야 한다.
향교 임원으로 조직에 가담한 지 5년 남짓 됐으나 유교의 본질을 심도 있게 생각해보지 않은 것이 사실이었다. 어느 행사보다 의미가 있는 봉심행사라 생각하고 차분하게 의식과 향교의 오늘을 생각해 본 하루였다.
80세가 넘으신 고문들과 내근임원들의 행동거지 하나 하나가 색다르게 보였다. 조용히 나 자신부터 긍정적인 생각으로 향교 1000년 역사의 교궁 앞에서 자세를 바로 가져본다.
지금의 중·고등학교가 지방향교다. 각 지방향교는 고려조 6대 성종 조에 전국에 반포한 지방의 교육기관으로 牧, 府, 郡, 縣의 행정구역단위로 규모가 다르게 설립되어 각 서당에서 배운 학동 유생들을 선발하여 교육하던 곳으로 지금의 중·고등학교 과정으로 생각하면 될 것이다. 전학 후 묘(앞에서 배우고 배향함)의 건축양식으로서 후 묘 인 대성전과 동무·서무에는 유교의 학문을 최초로 펼치신 선성 공자님을 비롯하여 유교를 학문적이며 체계적으로 발전시킨 철현들과 국내의 현인을 배향하고 있으며 명륜당에서는 그분들의 학문을 기리며 정신적으로 이어받아 올바른 인의 사상을 교육 실천하던 곳이다.
역사속의 자료를 찾아 오늘의 광주향교를 복원한 유림관계자들과 지방자치단체장의 노고에 머리가 숙여진다. 정체성의 부재는 혼란의 역사가 반복되며 밝은 미래를 점칠 수 없는 것이다.
인간 삶의 근본 질서가 곧 유교사상이다. 종교적 차원이 아닌 교육적 차원에서 바라보아야 할 것이다. 서양의 석학들이 동양사상을 연구하고 가족제도를 중시하는 한국을 부러워하고 있다.
개인주의가 팽배하고 물질만능이 판을 치고 인성이 파괴되어가는 안타까운 현실에서 고전적 교육이념인 유교사상의 근간인 인·의·예·지·신의 복원사업을 성균관 유도회가 적극적인 사회운동으로 벌이고 있다. 가정예절 사회예절 삼강오륜을 생각하고 지키며 충효사상을 부르짖는 국민들이 많아져야 한다.
500년 풍파를 견뎌온 은행나무의 침묵에서 자신을 돌아보게 됨은 오늘 봉심의 커다란 의미가 될 것이다./신중균 예의생활실천운동본부인천 부지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