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동성애 등 소외계층 주제 총 47편 상영
지난 한해 동안 국내에서 만들어진 다양한 독립영화들을 한꺼번에 만나 볼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된다.
(사)한국독립영화협회와 영화진흥위원회는 다음달 7일부터 15일까지 9일동안 압구정 CGV와 용산 CGV에서 '서울독립영화제 2006'을 개최한다.
다양한 독립영화들을 아우르고 재조명하는 서울독립영화제는 국내 독립영화의 현주소를 확인하고 비전을 제시하는 자리로, 올 해로 서른두번째를 맞고 있다.
올 해의 슬로건은 '파고들다'이다.
국내 독립 영화의 외부적 환경과 내부의 문제제기를 돌파하기 위해, 영화 산업 제도를 비집고 관객들 곁으로, 그 맘 속 깊숙이 조금 더 '파고들기'를 제안하고 있다.
올 해에는 지난 8월 1·터 9월 15일가지 진행됐던 공모를 통해 모두 602편이 접수됐으며 치열한 예심을 통과해 단편 27편, 중편 10편, 장편 10편 등 최종 47편이 확정됐다. 올해 작품들은 한국 사회를 반영하듯 해체된 가족, 이주노동자, 동성애, 장애인 등 소외된 계층과 소수자에 대한 시선이 두드러지고 있다.
그러나 비극적 상황을 처절한 비극으로 그리기 보다는 따뜻한 희망을 품으려는 분위기가 많았으며 다양한 실험적인 독특한 영화의 형식을 만나 볼 수 있다.
장편 부문에는 총 29편이 출품되는데 예년처럼 다큐멘터리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다큐멘터리들은 모순으로 가득 찬 한국 사회의 단면들과 직접적으로 대면하면서, 새로운 시선과 형식으로 사회문제를 바라보는 작품들이 다수 눈에 띤다.
신자유주의적 발전 속에서 철저하게 배척되는 사람들의 모습이 영화에 드러나고 있으며, 그속에서 파괴되는 개인의 삶이 가감없이 보여지고 있는 작품들과 역사의 뒤안길에 묻힌 사건을 현재적 관점에서 재조명하고 있는 작품 등을 만날 수 있다.
중편 부문은 견고한 드라마의 힘을 보여준다.
영화가 끌고 가는 이야기의 완결성과 내적 힘은 일상의 이야기를 내실있게 만들어 내고 있으며, 과감한 실험을 엿볼 수 있다.
10편의 중편에는 신선한 형식의 락다큐, 이미지와 사운드의 실험, 평범하거나 우리 주변의 이야기를 유려한 드라마로 보여주는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단편 부문에는 예전에 비해 많은 내러티브를 해체하고 이미지에 중심을 두는 실험영화들을 볼 수 있다.
최종 선정된 27편의 작품에는 이러한 경향이 반영된 전형적인 드라마가 아닌 다양한 방식으로 소통하는 영화들과 현재 우리 사회에서 살아가고 있지만 주변부로 외면 받는 사람들의 모습을 담아내는 작품들이 채워져 있다.
개막작은 황철민 감독의 '우리 쫑내자'이고 폐막작은 본선 출품작 가운데 선정해 영화제 마지막날 상영할 예정이다.
이밖에 이번 영화제에선 싱가포르 영화를 세계에 알린 '에릭 쿠' 감독의 특별전이 열린다.
이번 서울독립영화제에선 한국 사회의 여러 문제를 파고들면서 지금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세계의 풍경을 만날 수 있다. ☎(02)362-9513
/김도연기자 blog.itimes.co.kr/do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