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아이들은 똑같은 장면, 똑같은 일을 보고도 제각기 다른 해석을 해서 다른 그림을 그려내는 것을 알 수 있다. 교육적인 측면에서 과연 어떤 그림이 훌륭한 그림일까.
요즘 농촌체험이 끝난 후 자녀에게 감상문 대신 그림으로 표현하게 하는 엄마들이 늘고 있다. 왜냐하면 아이들의 그림은 자기가 보는 세상만큼 해석해서 그려내어 그 결과물이 곧 교육의 물꼬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아이가 그린 그림은, 아이가 보고 듣고 겪은 세상의 ‘표현’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아이는 농촌체험을 하면서부터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과 관점이 달라지기 시작하고, 체험한 만큼 일정한 수준에 올라서게 된다.
하지만 미술학원에 가서 ‘빨리’ ‘잘’ 그리기를 바라는 어른들의 욕심이 아이들 그림을 망쳐놓고 만다.
아이들에게 잘 그리도록 강요하면 할수록 아이들은 표현하기를 꺼려한다. 즉 특별한 이유 없이 그림에 대한 표현이 거의 고정적인 듯한 인상을 준다.
그림을 ‘빨리’ ‘잘’ 그리도록 강요하지 말고 대신 서툴더라도 아이가 그림에 ‘세상’을 ‘어떻게’ 표현하는지를 살펴보아야 한다. ‘왜 이렇게 그렸어’가 아니라 ‘아! 너는 세상을 이렇게 보는구나!’라고 ….
미술은 ‘기법’보다는 ‘세상을 보는 눈’을 먼저 가르쳐야 한다. 그런 뜻에서 농촌체험은 세상을 보는 눈을 제시한다.
물론 도시에도 체험거리가 많다. 하지만 농산어촌의 체험에는 8가지 체험거리가 있다. 먹을거리, 볼거리, 놀거리, 알거리, 쉴거리, 일거리, 할거리 등이 그 것이다.
이러한 8가지 체험거리는 새로운 것을 배워나가는 과정의 일부이다. 그래서 교육의 의미와 맞아 떨어진다.
또한 교육의 출발이 내적 동기라고 한다면, 체험만큼 내적 동기가 확실한 것이 없다.
교육적인 측면에서 농산어촌체험활동의 긍정적인 효과로는 다음과 같은 게 있다.
첫째, 몸을 골고루 잘 자라게 한다. 아이들은 많은 체험을 하며 자라야하는 때이다. 밀고 당기고 부딪치면서 아이들은 몸의 각 부분이 골고루 발달된다.
둘째, 성숙된 체험활동은 사회성을 길러 준다. 즉 체험활동을 통해 우리라는 집단에 살아가기 위한 사회적 성격(협력심, 책임과 의무, 규칙준수, 자제심)을 길러준다.
셋째, 긍정적인 자아관을 가지게 하고 심리적인 안정을 가져다준다. 즉 아이들의 감정과 생각 또는 행동의 긍정적인 면을 확대, 발전시켜주고, 부정적인 면을 축소, 근절시킬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준다.
넷째, 아이들의 창의성, 유연성, 융통성을 길러준다. 예컨대 체험 프로그램의 규칙과 방법이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가운데 아이들은 가정이나 학교에서 경험하지 못했던 여러 가지 일들을 경험하고 또 그들에게 학습할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다양한 일을 실험해 보고 새롭고 신기한 것을 만들어 보는 경험을 한다.
‘백 번 듣는 것보다 한번 보는 것이 더 낫다’ 는 옛말처럼 농산어촌체험을 직접 경험하는 것은 내 아이뿐 아니라 다른 아이들을 이해하는 가장 좋은 길이다.
그래서 때때로 귀찮고 힘이 들어도 놓칠 수 없는 것이 체험활동이 아닐까 싶다.
풍성한 가을에 농산어촌을 체험하자. 아이들은 체험을 통해 자연스럽게 참된 교육과 참된 가치를 실현해 나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