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반포동 서래마을  영아 유기 사건에 연루된 프랑스인 C씨의 고향 마을인 앵드르 에 루아르 도(道) 소재 수비니 드 투렌에 사건 소식이 전해지면서 마을 전체가 술렁이고 있다.

    8일 오후 기자가 찾은 마을 중심지 바로 옆에 있는 C씨 집은 현관 문이 굳게 닫혀 있었다. 파리에서 승용차로 달린 지 3시간 만이다.

    한길 쪽으로 난 덧문도 모두 닫혀 있고 창문의 모든 커튼도 내려져 있어 집안을 전혀 들여다 볼 수 없었다.

    C씨와 부인 V씨는 한국 기자들의 취재가 시작되자 답변을 거부한 채 종적을  감췄으며 마을 거리에서 만난 주민들은 이들 부부가 금방 돌아올 것 같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루아르 강 주변에 위치한 수비니 드 투렌은 인구가 고작 500~600 명 밖에  안되는 한적한 시골 마을이었다. 주변에는 관광지로 유명한 앙부아즈 성과 샹보르 성도 있다.

    마을 거리에서 주민들의 모습은 눈에 잘 띄지 않았고 마을 중앙의 한 바에서 술과 음료를 마시던 주민들은 C씨와 관련된 사건을 이미 알고 있는 눈치였다.

    40대 남자는 C씨를 잘 안다면서 기자를 그의 집 앞까지 직접 안내했다.

    이 남자는 이날 발간된 르 피가로에 난 관련 기사를 보여주자 사건이 이렇게 까지 심각한 지 몰랐다면서 크게 놀라는 표정을 보였다.

    그는 C씨가 인간적인 사람이라고 말한 뒤 영아 유기와 관련된 상세한 기사 내용을 읽은 뒤부터는 말을 아끼며 신중한 태도를 나타냈다.

    이 남자는 C씨가 이웃 시농 출신이며 수비니 드 투렌의 집은 몇년 전 구입한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70대 할머니는 한국 기자의 출현이 신기한 듯 연방 왜 이 곳까지 왔냐고 물으며 의아해 했다.

    할머니는 C씨와 부인, 그리고 두 아이들 모두 좋은 사람들이라며 자신은 7일 이후 이 가족을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술렁이는 주민들의 표정과는 대조적으로 프랑스 사법 당국은 아직 본격적으로  움직이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C씨 집 앞을 지나던 순찰차를 세워 헌병 2명에게 이번 사건을 아느냐고  물었더니 들은 적이 없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프랑스 법무부는 이날 낮에서야 한국 당국의 공조 요청에 대비한  조사에  공식 착수했다고 밝혔다.

    법무부 공보실측은 연합뉴스와 전화 인터뷰에서 한국으로부터 공식적으로 공조 요청이 접수되지 않았다며 프랑스 사법 당국은 우선 C씨 부부에 대한 기본 정보들을 수집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주불 한국 대사관 관계자는 방대한 수사 자료들을 불어로 번역하는 등의 복잡하고 민감한 작업들이 많은 만큼 공식 공조 요청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건에 지대한 관심을 보이는 한국의 분위기에 비해 프랑스 사법 당국의  대응은 상대적으로 조용하고 느리기만 하다.

    그러나 C씨의 프랑스 체류지인 수비니 드 투렌 마을에는 먼 극동의 나라에서 일고 있는 파문이 빠른 속도로 밀려오는 듯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