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식사고 애꿎은 학생만 피해
 인천에서만 1천명 넘는 중·고생이 집단식중독 의심 증상을 보이는 등 CJ푸드시스템이 위탁운영하는 학교급식 파문이 확산되면서 애꿏게도 학생들의 피해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도시락을 싸 오지 못한 학생들은 학교 매점에서 빵과 우유를 구입해 먹는 등 점심 끼니를 대충 때우는 등 큰 혼란이 일어났다.
 인천시교육청은 22일 “서구 K여중에서 지난 21일 오전 9시 33명의 환자 발생이 처음 보고된 이후 현재까지 모두 9개 중·고교 1천652명의 학생이 설사, 고열, 메스꺼움 등 식중독 의심 증상을 호소했거나 치료를 받은 것으로 공식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K여중을 비롯 C중, K고, G고, D고, N중 등 6개교는 전날 긴급 가정통신문을 보내 22일부터 개별도시락을 싸 오도록 했다.
 연수구 C중, 계양구 K여중, 남동구 M중을 포함, 비록 급식사고가 발생하지 않았으나 이번 사태로 급식중단된 CJ푸드시스템 위탁운영 학교 11곳은 오전에만 수업한 뒤 하교시키는 단축수업에 돌입했다.
 K여중의 경우 대다수 학생이 도시락을 지참해 왔으나 미처 도시락을 챙겨주지 못한 일부 학부모는 학교까지 찾아 와 자녀에게 도시락을 건네주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K고는 도시락을 싸오지 않은 학생들이 학교매점에서 빵, 라면 등을 사먹느라 점심시간 매점이 북새통을 이뤘다.
 M중 2학년 양모(14)군은 “맞벌이하는 부모님께 미안해 도시락을 싸 와야 한다는 말씀을 드리지 못해 오늘 점심은 그냥 굶었다”고 말했다.
 C중 정모(42) 교사는 “도시락을 싸올 수 없는 어려운 가정의 학생들 먹거리가 큰 문제인 것 같다”며 “이들 학생에 대한 교육청 차원의 별도 지원방안이 급하다”고 지적했다.
 현재 급식중단된 CJ푸드시스템 위탁급식학교 17곳엔 모두 1천566명의 점심 지원대상 학생이 다니고 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점심 지원대상 학생들에겐 외부에서 도시락을 받아 제공하도록 하거나 인근 식당에서 식사할 수 있도록 농산물상품권을 지급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최소한 시 보건환경연구원과 질병관리본부 등의 역학조사 결과가 나올 내주까지는 지금의 ‘임시처방’이 지속될 수 밖에 없는 처지다.
 한편 집단 식중독 의심환자 79명이 발생한 서구 S중은 CJ푸드시스템의 학교급식과는 상관없이, 최근 지리산 수학여행 중 먹은 음식물로 인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시교육청은 밝혔다. /윤관옥기자 blog.itimes.co.kr/oky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