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세대교체 성공, 튀니지-"깜짝 결과" 자신
독일-에콰도르戰 '이겨야 잉글랜드 부담감 피해'
 20일(이하 한국시간)부터는 2006 독일 월드컵 조별리그가 막바지에 접어든다.
이날 열리는 A조 경기부터 각 조 마지막 경기가 장소만 달리한 채 동시에 시작된다.
마지막 3차전 이전에 이미 16강 진출 여부가 결정돼 ‘맥빠진’ 경기가 간혹 있겠지만 이 한경기로 16강 진출의 생사가 걸린 경기에서는 그야말로 피를 말리는 승부가 팬들을 사로잡을 것으로 기대된다.
▲H조 사우디아라비아-우크라이나(오전 1시·함부르크)=튀니지와 1차전에서 다 잡았던 경기를 후반 인저리타임에 동점골을 내주는 통에 비긴 사우디아라비아가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승점 쌓기에 나선다.
애초 H조에서 스페인과 함께 ‘2강’을 이룰 것으로 예상됐던 우크라이나는 1차전 스페인과 경기에서 0-4로 참패를 당해 분위기가 가라앉아 있어 사우디아라비아의 상승세가 어떤 결과를 낼지 예상이 쉽지 않다.
올레흐 블로힌 우크라이나 감독은 “셉첸코도 주전에서 뺄 수 있다”면서 “더 이상 그런 경기는 하지 않을 것”으로 장담하고 있지만 1차전에 워낙 졸전을 펼쳐 전문가들도 16강 후보라는 예상에서 한발씩 빼는 분위기다.
반면 사우디아라비아는 튀니지와 1차전에서 경기 내용 면에서 우세한 경기를 펼쳐보이며 지난 1994년 미국월드컵 당시 16강 진출의 기쁨을 다시 누릴 태세다.
12년전 골을 넣으며 사우디아라비아를 16강으로 이끌었던 노장 사미 알자베르(34) 역시 1차전 득점에 이어 또 한번 득점포를 정조준하고 있다.
▲H조 스페인-튀니지(오전 4시·슈투트가르트)=스페인-튀니지 전은 한국이 16강에 오를 경우 만나게 될 팀들의 맞대결인 만큼 주의깊게 볼 필요가 있다.
‘무적 함대’ 스페인이 상승세를 계속 이어갈 수 있느냐가 가장 큰 관전 포인트다.
월드컵에서 번번이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던 스페인은 우크라이나와 1차전을 통해 세대 교체에 완벽히 성공했다는 평을 들으며 단숨에 우승 후보로까지 떠올랐다.
1차전에서 혼자 2골을 넣은 다비드 비야와 선제골의 주인공 사비 알론소 등은 이날 교체 멤버로 투입된 라울의 빈 자리를 전혀 느끼지 못하게 했을 정도다.
튀니지 역시 1차전 사우디아라비아와 경기에서 다졌던 경기를 후반 인저리타임 극적인 동점골로 승점 1점을 따내 ‘한번 해보자’는 의욕이 넘친다.
1골, 1도움을 기록하며 공격을 이끌고 있는 지에드 자지리는 18일 “우리는 기술적으로 매우 뛰어난 팀과 맞붙어야 한다. 그러나 최선을 다한다면 신이 깜짝 놀랄만한 결과를 내려주실 것”이라고 말했다.
2000년 유럽선수권대회, 2004년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타이틀을 따낸 명장 로제 르메르 튀니지 감독 역시 “우리는 굉장한 상승세다. 우리는 1차전보다 더 좋은 경기를 보여줄 수 있다. 깜짝 놀랄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자신했다.
18일이 자신의 65번째 생일인 르메르 감독은 또 불과 10일 전에 네덜란드 출신의 젊은 아내가 딸을 낳아 개인적으로는 기분이 좋지만 브라질에서 귀화한 스트라이커 산투스가 이날도 무릎 부상으로 뛰기 어렵다는 것이 마음에 걸린다.
객관적인 전력 면에서는 최근 A매치 23경기 연속 무패 행진을 달리고 있는 스페인이 한수 위인 것은 분명해보인다.
▲A조 독일-에콰도르(오후 11시·베를린)=나란히 2승으로 이미 16강 진출을 확정지은 두 나라 간의 대결이다.
그러나 결코 양보할 수 없는 승부인 이유는 이 경기에서 패해 조 2위로 떨어지면 B조 1위가 유력한 잉글랜드와 16강 길목에서 만나야 하기 때문이다.
심리적으로 유리한 쪽은 에콰도르다. 골득실에서 +5로 +3의 독일보다 앞서 이날 비기기만 해도 조 1위를 확보할 수 있는데다 애초 예상을 뛰어넘는 성과를 이미 만들어 놓았기 때문에 아무런 부담없이 경기를 할 수 있다.
2경기 연속 골을 나란히 집어넣은 아구스틴 델가도, 카를로스 테노리오의 골 감각도 절정에 달해 있다.
이에 맞서는 개최국 독일은 ‘이기지 못하면 잉글랜드와 16강’이라는 부담감을 떨쳐버리는 것이 급선무다.
다행히 폴란드와 2차전을 극적으로 이겨 팀 분위기는 계속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또 폴란드 전부터 합류한 미하엘 발라크의 존재도 이 경기의 전망을 밝게 하는 이유다.
▲A조 코스타리카-폴란드(오후 11시·하노버)=이 경기는 반대로 2패로 탈락이 확정된 팀끼리의 경기라 다소 맥이 풀린다.
지난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도 조별 리그의 벽을 넘지 못했던 두 나라는 이번 대회에서도 일찌감치 짐을 꾸려야 했다.
코스타리카는 개막전에서 2골을 몰아넣었던 파울로 완초페가 다시 득점포를 가동할 수 있을지가 관심사고 아직까지 이번 대회에서 골 맛을 보지 못하고 있는 폴란드는 첫 득점을 기록할 수 있을지 지켜 볼 일이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