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국생활 서러움 저멀리
 
4일 시립인천대 운동장에서 열린 ‘인천 이주노동자·이주민 체육대회’ 참가자들이 체육행사와 응원을 하며 즐거운 시간을 갖고 있다. /정선식기자 (블로그)ss2chung
4일 시립인천대서 이주노동자 체육대회

   민관 9개단체 공동준비 1천여명 모여
 
   “고향 사람, 친구들 만나 맘껏 즐길 수 있어서 너무너무 좋아요.”
 4일 시립인천대 교정 곳곳은 ‘인종 전시장’을 방불케 했다.
 인천에서 일하는 20여 개국 이주노동자와 이주민 1천여 명이 한데 모인 가운데 ‘인천 이주노동자·이주민 체육대회’가 펼쳐졌다.
 그 동안 이주노동자를 위한 소규모 행사가 열린 적은 종종 있지만, 이날처럼 대규모 행사는 인천에서 처음이다.
 한국이주노동자인권센터, 인천외국인노동자센터, 남구청, 인천민예총 등 그동안 개별적으로 행사를 치러오던 민관 9개 단체가 올해 처음 컨소시엄을 구성, 공동으로 사업을 준비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특히 인천아시안게임유치위원회는 아시안게임 인천 유치를 기원하는 ‘Go for 2014 Incheon’이란 문구가 새겨진 붉은 바탕 티셔츠 1천 벌을 참가자들에게 무료 배포해 행사장 일원이 온통 붉은 물결로 넘실대는 진풍경도 연출됐다.
 이날 각 국 이주노동자들은 축구, 농구, 배구, 피구, 이어달리기 등에 참가해 실력을 겨뤘다.
 참가자들은 승패에 의미를 두기 보단 이국생활의 고단함을 순간이나마 날려보낼 수 있다는 데서 즐거워했다.
 몽골 출신 서론종(35)씨는 “오랜만에 고향 친구들과 만나 함께 땀흘리다보니 너무 즐겁다”며 “평상시 설움이나 어려움을 이겨내고 다시 힘을 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필리핀에서 온 지 3년 됐다는 벨리(35·여)씨는 “이어달리기와 배구에 참가했는데 친구들이 잘했다고 칭찬했다. 한국에 와서 제일 기분좋은 날”이라며 엄지 손가락을 세워보였다.
 인천에 대한 지식을 평가하는 ○×퀴즈와 아시안게임 유치 홍보 손부채를 준비해 참가한 인천시 남구 국제교류팀 김종재 팀장은 “인천 인구의 10%가 이주민”이라며 “오늘처럼 민관이 합심해 행사를 치러내는 전통이 계속 유지됐으면 한다”고 바랐다.
 이상재 이주노동자인권센터 교육홍보팀장은 “이주노동자 문제에 인천시가 보다 많은 관심을 기울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를 주관한 9개 민관단체는 올 가을에도 각국의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인천 이주노동자 문화축제’를 열 계획이다. /이종만기자 (블로그)malem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