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선수에도 뒤지지 않을 패기를 가진 김의선. 의선이의 눈빛은 승부를 향한 열정으로 가득하다./소유리기자(블로그)rainworm
인천 산곡중 2학년 김의선은 레슬링과 연애 중이다.
 의선이는 교실 책상 앞이 아닌 레슬링 훈련장 메트 위를 택했고 가수 이효리보다 레슬링을 사랑하게 됐다.
 요즘 소년체전을 보름정도 앞두고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온 몸을 다 바쳐 레슬링과 ‘데이트’한다.
 악착같은 성격에 한 번 물면 끝까지 놓치않는 강한 승부욕을 지닌 의선이. 키149㎝에 몸무게는 35㎏ 밖에 안되는 작은 체구지만 상대 선수를 잡아 넘기는 힘이 제법이다.
 의선이는 “시합에서 지는 날엔 꿈에도 상대선수가 나온다”며 “시합에서 실수했던 동작을 되뇌면서 훈련한다”고 말했다.
 6학년 때까지 유도를 하다 김주호 산곡중 레슬링 감독의 눈에 띄어 중학교 1학년 때 레슬링과 ‘연애’를 시작한다.
 지난해 출전한 대회에서는 한 번도 메달을 따지 못했지만 동계훈련 뒤 몰라보게 달라진 모습을 보이며 지난 4월 문화관광부배 레슬링 대회 35㎏급 경기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백승범(43) 감독은 “운동신경이 타고난 선수라 메달권에 들지 않았어도 계속 지켜봤다”며 “성실하게 훈련을 다 소화해 내면서 실력이 많이 좋아졌다”고 말했다.
 날로 레슬링선수로 틀이 잡혀가는 의선이는 가슴에 아픔을 품고 메트 위에 오른다.
 의선이가 초등학교 4학년 때 잦은 다툼을 하던 부모님이 이혼해 아버지와 두 살 터울 누나가 함께 살고있다.
 한참 어리광부릴 나이에 어머니와 헤어진 의선이는 또래보다 일찍 철이 들었다.
 유상민(32)코치는 “2학년인데도 3학년보다 더 의젓해 시합에 나가서도 떠는 법이 없다”며 “집이 어려우면 기가 죽는 아이들도 많은데 의선이는 기죽는 법 없이 항상 모든 상황을 즐긴다”고 말했다.
 건축현장에서 자재 나르는 일을 하는 의선이 아버지는 어렵게 생활 하면서도 한 달에 한 번 간식거리를 가지고 산곡중 숙소를 찾는다.
 의선이는 “피곤한 몸을 이끌고 숙소로 찾아오시는 아버지를 볼 때마다 항상 감사하다”며 “아버지는 큰 버팀목이 되 주신다”고 말했다.
 이제 레슬링선수 길에 들어선지 이제 1년 정도 지났지만 산곡중에서 의선이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백승범 감독은 “금메달은 경기날 컨디션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장담하기 어렵지만 의선이 정도 실력이라면 동메달까지는 무난하다”며 “근면 성실하고 거기다 패기까지 갖춘 선수이기 때문에 좋은 결과를 기대할 만하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소유리기자(블로그)rainwor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