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의 공포영화 리스트
 벌써 여름이 성큼 다가온 느낌이다. 낮 평균 25∼30도씨에 가깝운 온도를 기록하며 짜증을 불러일으킨다. 더위가 짙어가면서 스크린은 서서히 공포영화로 메워지고 있다. ‘크립’, ‘환생’, ‘아파트’, ‘아랑’ 등 올해 여름 관객들을 오싹하게 만들 공포영화는 B급호러에서부터 방화에 이르기까지 ‘여러 붉은 빛깔’들이다. 내가 좋아하는 호러물을 찾아보자.
 
 #오멘(The Omen)
 공포물의 걸작 ‘오멘’이 6월6일 0시6분에 세계 최초로 한국에서 상영된다. 이번에 찾아오는 오멘은 1976년 그레고리 펙, 리 레믹 주연, 리차드 도너 감독의 작품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요한계시록에 담긴 악마의 숫자 666과 이 숫자를 가지고 태언 악마의 자식을 묘사한다. 6월6월 오전6시에 태어난 ‘적 그리스도’ ‘데미안’은 인류의 멸망을 가져올 대재앙이다. 잔혹한 피나 살육이 없지만 초자연적 현상을 다루며 서서히 전율을 느끼게 하는 작품이다.
 2006년 6월6일 오전6시 로마의 한 병원. 부와 명예를 가진 젊은 외교관 로버트 손은 아이가 태어나자마자 죽었다는 소식을 접한다. 하지만 두 번의 유산을 한 경험이 있는 아내 캐서린에게 사실을 말하지 못한다. 결국 한 신부의 제안으로 같은 시각 태어난 또 다른 아이를 몰래 데려와 아내에게 친아들 데미안이라고 말한다. 그러던 어느 날 데미안의 5번 째 생일파티 도중 데미안의 유모가 건물 옥상에서 목 매달아 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6월6일 개봉
 #환생(Rinne)
 윤회설에 착안, 한을 품고 죽은 원혼이 다시 태어나 복수를 한다는 설정이다.
 도심 빌딩 엘리베이터에서 이상한 남자의 급습을 받은 한 남자, 외딴 국도에서 트럭을 몰고가다 난데없이 튀어나온 남자에 기겁하는 운전기사, 매일 밤 반복해서 같은 곳에 가 있는 꿈을 꾸는 여대생 등등 영화는 알 수 없는 공포를 스크린에 담아놓는다. 배우 지망생 스기우라 나기사(유카 분)는 ‘기억’이라는 영화의 오디션을 본다. ‘기억’은 1970년 사후 세계 연구에 빠져있던 오모리 교수가 가족과 여행을 갔던 오사카 한 호텔에서 사망 당시의 영적 기운을 비디오 카메라에 담기 위해 아들과 딸을 비롯, 호텔 직원과 투숙객 11명을 무차별 살해한 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다. 감독은 실화의 리얼리티를 되살리기 위해 배우, 스태프들과 함께 폐허가 된 35년 전 사건 현장 호텔을 찾아간다. 나기사의 환상과 함께 호텔은 촬영 현장이 아닌 35년 전 바로 그 장소로 변해간다. 제작사 제이 호러 씨어터는 시미즈 다카시, 마사유키 오키아이, 다카야시 히로시, 구로사와 키요시 등 일본 공포 영화의 유명 감독 6명이 만든 곳이다. 6월8일 개봉.
 #더 포그(The Fog)
 죄를 지으면 반드시 응징을 받는다는 교훈을 주는 할리우드 영화. 북부 캘리포니아, 안토니아 베이의 작은 해변가 마을에선 100년 전, 목숨을 걸고 안토니아 베이를 창시한 윌리암스, 멀론, 웨인, 캐슬의 동상을 마을회관 앞에 세우는 행사가 진행 중이다. 닉 캐슬(톰 웰링)은 낚시꾼들에게 배를 임대하는데 닻을 올리다 바다 속에 수장된 자루를 건드려 빠져 나온 물건들이 바닷가로 밀려나오게 된다. 그리고 마을엔 새떼가 이동을 하고 개가 이유 없이 죽는 등 불길한 기운이 감도는 가운데, 6개월 전 말없이 떠났던 닉의 여자친구 엘리자베스 윌리암스(매기 그레이스)가 돌아온다. 엘리자베스는 사람들이 불타고 자신은 익사하는 악몽에 시달린다. 잔인한 장면 보다는 안개 속에서 벌어지는 보이지 않는 사건이 섬찟한 공포를 안겨준다. 6월9일 개봉.
 #크립(Creep)
 음산한 음향, 핸드헬드 기법, 좀비의 등장, 어둠 속에서의 비명…. 크립은 B급 호러영화의 규칙을 철저히 따른다. 지하철을 탔는데 아무도 없다면, 잠에서 깨어보니 지하철이 터널 한 가운데 멈춰져 있다면, 당신은 어떻게 할 것인가.
 파티장을 나온 게이트는 파티장을 나왔지만 택시를 못 잡아 지하철을 타기로 한다. 술기운 때문에 잠깐 잠이 든 게이트. 문득 깨어났는데 텅 빈 역엔 혼자 뿐이다. 막차로 보이는 지하철이 도착하자 지하철에 오르는데 인기척이 전혀 없다. 순간, 파티장의 남친을 만나지만 갑자기 사라지더니, 피투성이가 돼 다시 나타난다. 지하철은 터널의 가장 깊은 곳에 멈춰서고, 터널 안에는 악몽보다 처참한 공간이 존재하고 있었다.
 처음 지하의 어둠으로 시작하는 영화는 이내 잔인한 살육의 현장으로 변모한다. 시체를 난도질하고 피가 튀기는 소리, 처음엔 착한 사람이었으나 충격을 받아 살인마가 된 좀비. 영화는 유치하고 촌스러운 잔인성이 넘칠뿐, 온몸을 소름끼치게 하는 공포는 부족하다. 6월15일 개봉
 #아파트
 고소영의 복귀작으로 만화가 강풀의 원작을 안병기 감독이 영화로 제작했다. 매일 밤 9시56분만 되면 동시에 불이 꺼지는 아파트. 세련된 고층아파트, 화려하지만 차가운 그 공간에서 홀로 살아가는 세진. 외롭게 지내던 어느 날 밤, 세진은 건너편 아파트의 불들이 일제히 꺼지는 현상을 목격한다. 그날 이후, 매일 밤 맞은 편 아파트를 바라보던 그녀는 일정한 규칙을 발견한다. 불이 꺼질 때마다 사람들이 의문의 죽음을 맞고 주민들은 두려움에 휩싸인다. 세진은 이를 막기 위해 주민들에게 알리지만 오히려 범인으로 의심을 받으며 궁지에 몰리게 되는데…. 아파트는 거리마다 붙여진 차갑고 섬뜩한 고소영의 얼굴이 나온 영화포스터로 화제를 모았다. 7월6일 개봉.
 #아랑
 새침떼기 섹시녀 송윤아가 터프한 여형사로 열연, 연기변신을 시도한다. 세 번의 연쇄 살인 사건. 현장에서 발견된 단서라고는, 피해자들의 컴퓨터에 떠 있는 민정이란 소녀의 홈페이지가 유일하다. 여형사 소영(송윤아 분)은, 신참 현기(이동욱 분)와 한 팀이 돼 사건 수사를 시작한다. 소영은 이들 세 명의 피해자가 친구 사이로 모두 ‘민정’이란 소녀와 관련이 있음을 알게 된다. 소영은 이들 피해자들의 친구인 의사 동민(이종수 분)을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하고 조사를 시작한다. 그러던 어느 날, 용의자 동민마저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하고 네 번의 연쇄 살인 사건 현장에서 모두 발견된 민정의 홈페이지. 민정에 대해 수사하던 소영과 현기는, 그녀가 10년 전에 갑자기 실종됐다는 것과 이들 4명의 피해자들과 만난 적이 있음을 알게 되는 데…. 지난 5월28일 인천송도비치 호텔에서의 촬영을 끝으로 3개월 대장정의 막을 내렸다.?6월29일 개봉.  /김진국기자 (블로그)freebi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