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의 권위가 어쩌다 이 지경에 이르렀는지 참담하다. 중학교 여교사가 학부모들의 항의에 무릎을 꿇고 사과하더니 이번에는 중학교 여교사가 교실에서 남학생 제자로부터 폭행당하는 어처구니가 없는 일이 벌어졌다. 스승의 날을 넘긴 며칠사이에 학교에서 벌어진 일들이다.
그렇잖아도 교사들은 체벌을 당했다고 제자에 의해 경찰에 고발당하는가 하면 촌지수수 등 일련의 사건이 꼬리를 물때마다 참담한 심정에서 헤어날 수가 없었다. 교권이 무너진데는 학교는 물론 정부, 학부모 등 사회구성원 모두의 책임이 크다. 만신창이가 된 교권을 바로 세우기 위한 스승을 존경하는 운동을 펴야할 것 같다.
지난 19일 인천의 한 중학교에서 벌진 여교사 폭행사건은 더 이상 추락할 여지가 없는 교권의 현주소를 확연하게 보여준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19일 오후 인천시 연수구 Y중학교 3학년 교실에서 학생들에게 종례 훈시중이던 담임여교사 S씨가 이 반 학생 K군(15)에게 폭행을 당했다한다. K군은 빨리 끝내라고 소리친 뒤 가방을 들고 밖으로 나가려해 담임교사가 막아서자 교사를 밀쳐 넘어트리고 바닥에 쓰러진 여교사를 발로 수차례 걷어찼다는 것이다. 심히 유감스러운 일이다. K군 부모는 학교에 사과했다지만 제자들 앞에서 무너진 선생의 자존심은 물론 신체적 정신적 보상을 어디서 받아야할지 안타깝다.
우리나라 옛말에 제자는 스승의 그림자도 밟아서는 안된다는 말이 있다. 스승을 존경하라는 뜻이다. 그런데 어떻게 된 세상인지 요즘에는 교사의 그림자가 없어진지 오래고 스승이 제자로부터 매를 맞는 세상이 되었으니 할 말이 없다. 추상같은 호령에 교사가 학부모 앞에 무릎을 꿇고 교사가 제자에 의해 고발을 당하거나 매를 맞고서는 교권을 상실해 제대로된 교육을 바란다는 것은 ’연목구어’일 수밖에 없다.
교육은 교실에서 교사의 영이 서야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권이 끝없이 추락하고 있는 형편에서는 나라의 앞날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오늘의 교권 추락은 교사들 스스로의 일정부문 책임이 없지 않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무기력한 정부대체와 사회구성원의 모든 책임이라 할 수 있다. 교사들의 권위자체를 위협받고서는 수준높은 교육을 기대할 수 없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학부모 등 사회구성원과 반성의 자세를 가듬어야할 이유가 여기있다.